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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오래간만에 해 본 MSX 게임 - Aleste 2

by Blueriver 2008. 10. 28.
요즘엔 이전과는 비교가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가진 게임들이 매달 엄청나게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플레이어의 눈이나 귀를 굉장히 즐겁게 해 주긴 합니다만... 솔직히 옛날부터 게임을 해 오던 저로선 어릴적 느끼던 그 맛을 느끼기가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단순히 '옛날이 좋았다' 정도일 수도 있겠고,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런 옛날 게임들은 정말 봐 주기도 힘들 정도로 형편없는 그래픽/사운드임에는 분명하지만,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지금보다 게임성이 더 좋은 게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MSX 컴퓨터에 접하게 된 건 일명 '교육용 컴퓨터' 랍시고 16비트 컴퓨터가 지정되었을 무렵인데, 지금 생각하면 그걸로 도대체 무슨 교육을 했는지도 의심스럽고, 게임을 봐도 256 컬러에 (이거 다 쓴 건 거의 없지만요) 기본 3중 PSG 화음을 쓰던 MSX 에 비해 기본 XT/AT 컴퓨터는 할만한 게임이라고는 거의 없었던데다 그래픽도 흑백 (허큘리스라고 했죠) 뿐이라 전혀 재미가 없었습니다. 뭐, 그중 좀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라면 제논과 젤리아드 정도가 있군요.

그러다보니, 가끔 에뮬로 MSX 게임이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해 보는데, 그때만큼의 재미는 얻을 수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미는 있더군요.


하여간...
오늘은 왠지 모르게 알레스트 2 가 땡겨서 한번 해 봤습니다.

Aleste 1 은 저 여자애의 아빠가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Aleste 1 은 자낙쪽에 좀 더 가까운 분위기지만요

당시 제가 상당히 푹 빠져 지내던 게임인데...
이거 지금 해 보니 상당히 어렵더군요... =_=a

이 게임은 슈팅게임인데 디스크 3장으로, 첫번째장은 오프닝, 두번째장은 4판까지, 그리고 마지막장에 5~8판까지 들은 형태입니다 (8판 맞던가?)
게임 시스템은 그냥 파워 캡슐이나 번호 붙은 무기 골라가며 적들 박살내는 지극히 단순한 전형적인 슈팅게임이죠.

이 게임엔 무기가 총 6가지로, 1~6번까지 있습니다. 0번도 있긴 한데, 이건 기본무기의 연사속도와 발사속도를 조~금 올려주는 것 뿐 따로 무기가 나가는 게 아닙니다만. 그리고 그 무기들은 같은 번호를 계속 먹음으로써 최고 6단계까지 파워업이 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특징이 (자낙 EX 부터의 전통인 듯) 최고 파워업이 되면 가장 강해지는 무기가 바로 아무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0번이라는 겁니다. 이게 레벨 6이 되면 기본무기가 엄청난 속도로 나가는데, 연사 수가 조금 올라가다보니 이건 뭐 레이저로밖엔 안 보이는 레벨로 발사되죠.
게다가 파란 옵션 먹으면 무기가 적을 관통하는데, 이 상태로 기본 무기 어느정도 파워업 되면, 아무리 내구력 강한 적이라 해도 보스급이 아닌 이상 화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만 움직이면 깨끗하게 다 박살납니다.
그래서 전 이 무기를 상급자용이라 생각하는데...

오래간만에 한답시고 이 무기 골랐더니 정말 터지기 바쁘군요 ㅠㅠ
게다가 이 0번은 한번 죽으면 정말 대책이 안 서는 무기이기도 합니다. 뭐, 시작시엔 딴 무기 고르고 진행하면서 0번으로 바꾸는 수도 있지만, 이러면 레벨 두단계는 날려먹는 셈이니 (0번만 유일하게 시작시 레벨 2 로 시작. 다른 무기로 바꾸면 레벨 -1. 그러므로, 다른 무기로 시작 후 0번으로 바꾸면 레벨 1 이지만, 0번으로 시작 후 0번 하나 더 먹으면 레벨 3) 이것도 좀 아깝긴 하죠.

결국 중간에 6번으로 바꿔 먹으면서 겨우겨우 진행은 했는데 (6번은 작은 폭발을 일으키고 적 총알도 없앱니다) 결국 6판 보스에서 게임 오버 됐군요. =_=a
이전에는 0번으로 하나도 안 죽고 클리어가 가능했는데... 후우~


근데 이 게임의 무서운 점은 이게 아니라...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열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통으로 시작한 것 같은데 갑자기 고난이도 모드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도 오프닝 디스크부터 시작하면 그리 되는 것 같기도 한데...
나름 슈팅빠라고 자부하는 제가, 6번 이외의 무기로는 첫판 중간보스까지도 못 가는 극악한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정말 동방 시리즈라도 루나틱이 아닌 이상 첫판 중보스까진 간다구요. 그리고 루나틱이라 해도 두어번 하면 중보스 정도까지야 가고.
근데 이건 아직도 6번 말고는 첫판 중보스까지도 거의 못 가고 있는 게임입니다. 뭐, 다른 무기로도 가~끔 중보스 가 본 적은 있지만, 0번으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네요.


뭐, 요즘 기준으로 보면 별볼일 없는 게임일지 모르겠지만, 에뮬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해 보셔도 될 듯.
특히 고난이도 모드 열고 (초반 지상돔이 총알 두방에 깨지지 않고 총알을 꽤 빠른 속도로 연사하면 고난이도 모드입니다) 자신의 슈팅 실력을 테스트 해 보셔도 되겠죠. 이건 동방같은 총알은 엄청 날아오지만 속도는 느린 그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반사신경으로 승부해야 하는 게임이라 좀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