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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미국에서 이용해본 일옥대행

by Blueriver 2008. 9. 8.
미국에 보면 이베이라는 세계 최대의 옥션 사이트가 있습니다.
뭐, 광고에 보면 이베이에 없는 물건은 지구상에 없다~ 라고 하지만, 사실 저같은 일부 특이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있어선 이건 코웃음밖에 안 나오는 선전이기도 하고, 이런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마치 처음으로 사탕가게에 들어간 꼬마애들같이 만드는 곳은 막상 이베이가 아닌 일본의 야후 옥션(이하 일옥)이라는 곳입니다.

일본은 애니 및 게임 (주로 미소녀 게임, 미연시, 야겜이라 불리는 PC 게임) 등 캐릭터 상품을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문화에 발달해있다보니 그런 쪽 상품이 많이 나오는데,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쪽에 취미가 있는 사람에게는 일옥은 정말 엄청난 곳이죠.

하지만 일본 사람이 아닌 이상 뭔가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또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았다 해도 판매자가 그것을 해외 배송을 해 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게다가 사려는 물건이 어느정도 이하가 아니면 옥션 수수료를 내야만 하는데다, 막상 모든 난관을 거쳐서 구입 가능하다 해도 돈을 지불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죠.

제 경우, 단 한번 운이 엄청 좋아서 일옥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는 딱 원하던 물건을 해외 배송 해 준다는 판매자가 팔고 있었던데다 (지불은 우편환), 당시 일옥은 이벤트랍시고 모든 입찰을 공짜로 할 수 있게 했었다는, 엄청난 운이 다중으로 겹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런 운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대다수는 손가락만 빨다가 물건을 놓치게 되죠.

이러다가 결국... 저도 한번 일옥 대행을 이용해보자는 생각에 몇군데를 이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미국에 거주하시면서 일옥 대행을 하시려는 분이 몇분이나 계실지는 몰라도, 간단하게 감상을 적어볼까 합니다.


1. http://www.akibado.com
일단 이곳은 일본 내에 위치한 곳으로, 수수료가 다른 곳에 비해 가장 싸다는 이유로 이용을 해 봤는데... 정말 최악입니다. 제가 이곳을 다시 이용하면 인간이 아닙니다.
먼저, 이곳은 반응이 엄청나게 느립니다. 게다가 주말에는 쉬는지, 금요일날 3일 기간으로 올라온 물건은 거의 놓친다고 보셔야 할 듯. 한 24시간 남은 상태에서 놓쳤다면 어느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금요일날 올라오자마자 입찰 요청 메일을 보냈는데 (종료는 일본 시간으로 월요일 아침) 일본 시간으로 월요일 오후나 돼서 그게 이미 종료돼서 입찰을 할 수가 없었다는 답장을 3번이나 받고나면 정말 열이 뻗칩니다.

게다가 한번은 드디어 입찰에 성공 후 낙찰이 됐는데... 2주 후에, 야후에서 자기네 아뒤를 정지시켜서 구입을 할 수가 없었다는 메일이 오더군요.
...도대체, 2주면 이미 지불 끝내고 물건 받고도 남았을 시간인 것 같은데, 도대체 그동안 뭘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낙찰 받는데 성공했는데... 이 인간들이 또 현황 페이지 업뎃을 안 하더군요.
한달이 넘어서야 겨우 물건을 받았다고 업뎃을 하긴 했는데, 배송 요청을 무시하는건지 뭔지, 아무리 보내도 다 씹어버리는 겁니다. 열받아서 고소하겠다고 짜증도 내고 한 끝에 겨우 물건을 받았는데... 물건을 받은 것은 낙찰 4달 후. 시작부터 따지면 무려 5달만에 받은 겁니다. 그나마 초반에 물건이 안 팔려서 계속 다시 올라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완전히 놓쳤을 듯.

진행: 12월 5일부터 시작. 12월 19일 1차 낙찰. 1월 4일 아뒤 정지에 의한 취소 통보. 1월 15일에 재낙찰. 받은 것은 5월.

구입 물건: 코토부키야제 1/8 피아캐롯 G.O. 의 키노시타 루미 원페 2007 겨울 100체 한정 레진 킷. PVC 로도 발매.

Agent fee: ★★★★ (Good)
Shipping fee: ★★★ (Normal)
Response time: ★★ (Bad)
Shipping time: ★ (Unacceptable)
Bid System: Auto + Manual


2. www.celga.com
이곳은 제가 akibado 에 치를 떨고 있는 동안, 또다른 물건이 일옥에 올라와서 당연히 다시 akibado 를 이용할 생각은 들지 않아 이용한 곳입니다.
이곳은 미국에 위치한 곳인 것으로 아는데, 일단 사용 소감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단지, 판매자는 무료 배송이라 명시했는데 celga 에서 700엔의 국내 배송료를 따로 받더군요. 물어보니 안전을 위해 보험 및 기타 등등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입한 물건이 3만엔어치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건 넘어갔습니다.

그 후론 일사천리. 아무래도 부피가 부피다보니 배송비가 좀 많이 나왔지만 ($48), 그래도 EMS 로 후딱 보내준 것을 보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3만엔어치 구입하고 일본내 배송비, EMS, 그리고 수수료 해서 총합 $380 정도 썼네요. 개당 8800엔짜리 피규어 5개였으니, 따로 사는 것 보다 훨씬 쌌으므로 만족.

그런데, 이곳 역시 적게 사는 사람에겐 관심을 덜 주는건지... 제가 아는 분은 늦게 받았다고 투덜거리시는 것을 봤습니다. 뭐, 어디나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험이므로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 2월 25일 낙찰. 3월 10일 받음.

구입 물건: Volks a-brand 2세 Fortune Arterial 시리즈 레진 킷 5개

Agent fee: ★★★ (Normal)
Shipping fee: ★★★ (Normal)
Response time: ★★★★ (Good)
Shipping time: ★★★★★ (Excellent)
Bid System: Manual


3. www.shoppingmalljapan.com
이곳은 akibado 와 celga 의 중간쯤이라 평하고 싶군요. 일단 물건 처리는 빠른 듯도 하지만, 시스템이 좀 특이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자동 입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과, 북미 거주자의 경우라면 일본에서 직접 배송하는 것이 아닌, EMS 로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미국 창고로 보낸 다음 거기서 다시 보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렇게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보냄으로써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그쪽 FAQ 의 설명이지만...
제 경험으론 시간과 돈만 왕창 더 드는 아~~~주 쓰잘데기 없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여기서 구입한 것은 피규어 하나와 게임 두개. 게임 박스는 요즘 유행하는 작은 박스로 무게도 그다지 나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단 일본내 배송비까진 그렇다 칩니다. 이건 충분히 납득하니까요.
문제는 일본 → 미국 창고 배송비. 첫번째 피규어는 1240엔이 나왔고 두번째 게임 두개는 1790엔이 나왔더군요. 추가로 미국 창고에서 저희 집으로 배송하는 건 $10. 배송비만 총합 $40 정도 나온 셈입니다. 게다가 일본에서 물건 받았다고 한 후 제가 받은 것은 2주 후. 이게 빠른 건지?

최근 일본에 계시는 아는 분께 부탁해서 책 3권과 초회한정 애니 DVD 하나 (이런 저런 특전 포함) 및 화보집 (CD-ROM 인지 책인지는 아직 미확인) 부탁을 했는데, 이건 EMS 로 3200엔이 나왔다더군요. 미화로 환산시 대략 $31.
제가 지금 집에 있는 일본 책 등으로 이용해서 비교를 해 봐도, 절~~~대로 피규어 박스 하나와 게임 박스 두개가 이것보다 무겁지 않습니다. 근데 돈은 EMS 보다 더 받고 시간은 두배...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바로 이겁니다.
게다가 온 상자는 왜이리 큰지. 두가지를 낙찰받은거라 그곳에서 풀고 재포장을 한건데, 별달리 상자 안에 안전하게 보충재를 많이 넣은 것도 아니면서 상자만 큰 것이, 일부러 배송비 높이려는 수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여간 여긴 사용 이전에 돈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곳도 아마 넣어둔 돈 쓰고나면 다시 이용 안 할 듯.

진행: 5월 22일 낙찰. 6월 20일 받음.

구입 물건: 소닉붐 1/7 코티카르테 2007 여름 원페 한정 레진 킷 (최근 PVC 로도 발매) + 폴리포니카 크림슨 게임 1&2화 + 3&4화 초회판

Agent fee: ★★★ (Normal)
Shipping fee: ★★ (Bad)
Response time: ★★★★ (Good)
Shipping time: ★★★ (Normal)
Bid System: Auto


물론 제 경험이 다른 모든 분들과 동일할 거라고는 할 수 없고, 제가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해서 다른 분도 좋은 경험을 하실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어느곳을 쓸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고 제게 조언을 구하셨을 경우라면 저는 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답을 들려드릴 것이라는 건 확실하군요.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