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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원신을 다시 시작해 봤습니다...

by Blueriver 2022. 10. 7.

아마 모르시는 분은 없지 않을까 싶은 원신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게임인데, 초기엔 이래저래 말도 많았지만 그래도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죠.

저 역시 처음 이 게임이 나왔을 때 했던 사람입니다. 당시엔 엄청 재밌게 했었죠. 솔직히 드래곤 스파인 지역 열렸을 때 느꼈던 흥분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그 후엔 새로운 컨텐츠는 없고, 시간 때우기성 이벤트에 질려서 접었습니다. 접은 건 이나즈마 열리는 패치 바로 전 패치 때였습니다. 수영복 이벤트 시작할 때 접었으니 작년 여름쯤이었겠죠.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가 생각하는) 레진이 없으면 게임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모든 성장 시스템은 레진이 없으면 막힙니다. 그렇다보니 할 일이 없어도 월드를 돌아다니면서 이것 저것 해 본다라는 것에 거의 의미가 없는 거죠.

종종 '할 거 없어도 멋진 세계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은 아직 할 게 있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세계 최고 명소 근처에서 사는 사람에게 그 명소가 아름답다고 백날 얘기해봐야 그 사람에게는 맨날 보는 경치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나 비슷하죠.

이벤트 역시, 보상으로 주는 원석 좀 얻고나면 다시 할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 이벤트를 다시 해서 점수를 좀 더 얻는다 해도 그건 단순히 자기 만족일 뿐인데다, 대체로 이벤트가 재밌는 편도 아니었다보니 무슨 이벤트가 됐든 그냥 원석을 얻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조금 달라지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물론 이런 것에도 자기 한계에 도전하시는 분은 있었을 테니, 이런 건 어디까지나 '제게만' 해당되는 거긴 했겠지만요.

 

어쨌든...
당시에도 접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제가 접을 당시 친구 리스트 25명 중 약 20명이 '30일 이상 접속 안 함' 상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지쳤으면 접었다가 나중에 다시 신지역 열리면 시작하라는 등의 조언을 하기도 했고, 저 역시도 게임에 지쳐버렸기도 했고 해서 당시 접었는데, 최근 신규 지역이 또다시 열렸다는 얘기도 있었고, 아는 분들이 슬쩍 추천을 해서 다시 깔고 시작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왜 한 번 접은 게임을 다시 시작하기가 어려운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재미가 없네요.

일단,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광고 문구에도 있었던 '미지의 세계'는 다시 시작한 사람에게 있어선 더이상 미지가 아니겠죠. 제게는 이미 돌아다닐만큼 돌아다녀서, (적어도 기존 맵은) 이젠 돌아다니는 거 자체가 지겨운 세계가 됐습니다.
그러니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기대감과 흥분 같은 건 이미 사라진지 오랩니다. 결국 할 게 없어서 일일 미션과 레진만 대충 쓰고 접던 사람 입장에서는 다시 시작했을 때도 같은 상황에 내던져지는 거나 차이가 없죠.

그리고 한 번 접었던 게임이라 그런지, 게임의 모든 요소에 대한 평가가 훨씬 박해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미도 없는 애들 수다 듣는데 빠르게 넘기기도 안 되니 그런 것도 은근히 짜증나고...
2주년이라고 준 원석이랑 기타 보석으로 뽑기나 돌려서 신캐를 얻긴 했는데 얘네들은 또 수메르 지역 애들인가 해서 성장 재료를 구하지 못하다보니 성장이 막혀서 쓸 수가 없는 것도 은근히 짜증나고...
무슨 퀘스트로 여기저기 오라가라 하는데, 그런 곳들이 대다수 워프 포인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런 곳까지 찾아가는 것도 상당히 귀찮고...
예전에는 그냥 조금 불편한 정도였던 문제들인게, 복귀후 다시 하려니 짜증나는 요소로밖에 다가오질 않더군요...

그런 와중에 복귀 플레이어랍시고 많은 보상을 준다면서 주는 게 100 원석. 하...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미호요 얘네들은 진짜 너무나도 짜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물론 귀환 미션인지 뭔지로 계속 로그인하면 보상도 주고, 하루 3번씩 던전 등의 보상을 두 배로 주고 하는데... 이런 것에 도 도통 가치가 느껴지질 않네요.

하던 당시엔 두 배 이벤트라고 하면 죽자고 챙겨서 했었는데, 지금은 '잘 돌아왔다. 이제 다시 작업 후딱 시작해라' 같은 소릴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일반적으로 접었던 사람들을 복귀시킬 땐 조금이나마 뒤쳐진 부분을 따라잡도록 마구 퍼주는데,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 게임을 표방하고 있어서인지, 보상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적어도 이 '보상'을 얻자고 복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너무 재미가 없어서 조금 하다가 뽑기만 돌린 다음 다시 삭제했는데, 아는 분이 그래도 스토리 좀 더 진행해보면 재밌을 거라 해서 이틀만에 다시 설치하고 좀 진행은 해 보고 있습니다. 의리상 적어도 스토리를 어느 정도는 진행을 해 볼 생각인데, 아직까진 뭐가 재밌는지 잘 모르겠군요.

만일 제가 다음 관련 얘기를 쓰게 된다면, 스토리도 도저히 못 봐줄 정도라 결국 접었다는 얘기가 되거나, 아니면 다시 예전 느낌을 찾아서 재밌게 하고 있다 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설사 재밌게 하게 된다 해도 이나즈마 이후 수메르가 업데이트 될 때까지 1년 걸린 셈이니, 또다시 다음 지역 업데이트까지 1년을 기다릴 자신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