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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얘기

한국에서 먹은 동네피자…

by Blueriver 2011. 5. 6.

생각해보니 네네치킨을 먹기 전에 동네 피자를 먹어본고로 그걸 먼저 써 봅니다.

사실 한국에서 혼자서 집에 있을 땐 의외로 먹을 게 없더군요.
한국에 있는 도중 감기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몸이 노골대다보니 나가서 뭘 사다먹을 기운은 안 나고, 집에 먹을 건 없고 결국 배달을 시켜야겠는데, 배달 될만한 건 치킨이나 피자밖엔 없더군요.
짱깨는 솔직히 위생이 의심스럽고 (주소도 없이 전화번호만 있는데다, 이름만 다르고 광고 디자인은 똑같은 다른 전단지까지 보고나니…) 돈가스 같은 건 2인분 이상만 배달된다고 써 있는데다, 요리같은 건 너무 비싸고…

하지만 치킨은 또래오래를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다보니 이번에는 한국 피자에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피자를 시켰습니다.

문제는 전단지엔 피자 광고가 많긴 한데… 그 중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름대로 가장 평가가 좋았던 두로스 피자라는 걸 시켜먹어봤습니다.
(참고로 제가 지냈던 곳은 신림동입니다)

일단 웬만한 건 다 너무 비싸길래 적당히 미국에서도 즐기던 페파로니 피자를 주문… 가격은 무려 13000원이나 했습니다.

dpizza1 특이한 피자 박스…

피자 상자…
미국에서는 못 보던 형태의 상자입니다.
위에는 명언도 적혀있고, 쿠폰이 붙어있는 전단지도 앞에 있군요. 그리고 상자에 오이 피클이 끼어있습니다. 피자에 피클도 먹나 싶지만, 뭐 한국에선 먹나보다 싶더군요.

그리고 뒤집어보면 (피자 다 먹은 후에나 가능하겠지만) 수퍼맨 만들기? 뭐 그런 게 있습니다.
이 피자집은 광고가 수퍼맨처럼 차리고 하는 뭐 그런 거더군요.

 

어쨌든, 그럼 개봉!

 

dpizza2이것은 (자칭) 페파로니 피자입니다

……

……

……

아니, 제가 주문했던 전단지의 사진은 아래의 저 물건인데 말이죠.

dpizza4*** 상기 사진은 실제 제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아, 예, 그렇군요…

블로그 리뷰 등을 보면 토핑이 상당히 괜찮다고 하던데… 그건 비싼 피자에만 해당되는 거려나요?
페파로니도 반 정도로 잘라서, 그나마도 저렇게 띄엄띄엄 뿌려둔 걸 페파로니 피자라고 부를 수 있는지 정말 의문입니다.
아니, 사진처럼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까는 것 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반 정도는 커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단지 찍어둔 사진이 안 보여서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서 쓴 거지만 사진 자체는 동일합니다.)

뭔가 엄청 속은 기분이 들었습니다만, 뭐 어쩔 수 없겠죠.

dpizza3

피자 크기는 대략 33cm.
크기 자체는 뭐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중요한 건 맛이겠죠.

 

맛은…

가짜 치즈 맛이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15년가량 피자를 즐겨 왔습니다.
지금은 파파존스를 가장 애용하지만, 그래도 웬만한 피자가게는 다 섭렵했고, 동네피자 및 냉동피자, 싸구려 뷔페 피자까지 다 먹어봤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던, 혀를 쏘는 강렬한 화학조미료 냄새에 치즈 맛은 별로 나지도 않더군요.

전단지엔 100% 자연산 치즈라고 써 있지만, 웃기지 말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 문구였습니다.

게다가 식은 피자를 전자렌지에 데우니 투명한 기름이 주루룩 흘러내리더군요.
미국 피자에선 붉은 페파로니 기름 정도만 조금 나오던데, 진짜 자연산 치즈였다면 도대체 어디서 투명한 기름이 나왔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런 피자 어딜 봐서 맛있다고 하는지, 블로그의 리뷰들은 다 뭐였는지 의문이 가더군요. (물론 대다수의 리뷰들은 훨씬 더 비싼 피자의 리뷰였습니다만 적어도 같은 가게의 피자 리뷰였는데…)
설마 한국 분들은 가짜 치즈 맛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진짜 치즈인지 뭔지도 모르시는 건 아니겠죠?

아무리 토핑이 좋다고 해도 (저걸 보고 토핑이 좋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못 하겠습니다만) 피자의 맛 중 가장 중요한 건 치즈인데…
저거 먹고 정말 속이 다 뒤집히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미국에서 세일 때 파는 작은 $1 짜리 냉동피자보다도 못한 맛이었습니다.

 

하여간 저걸 먹고 속이 느글거려서 고생하고 있는데 이메일을 체크해보니 미국 파파존스에서 “라지 피자 토핑 마음대로 올리고 $10!” 이라는 광고가 와서 사람 놀리더군요… =_=

pizza_ad타이밍 좋게 사람을 약올리다니…

어쨌든, 동네 피자는 절대 먹을 물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진짜 이거에 비하면 이전 공항에서 먹었던 피자는 엄청 맛있는 피자였습니다.

한국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동네 피자만큼은 피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