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는얘기

오래간만의 홈 베이킹

by Blueriver 2011. 5. 7.

한국에서 먹던 얘기는 잠시만 미뤄두고…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홈 베이킹 얘기를 써 봅니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 아쉬웠던 것 중에 하나가 이건데, 미국에는 기본적으로 웬만한 가정에는 오븐이 있습니다.
빌려서 사는 아파트라 해도 냉장고나 오븐, 가스렌지 정도는 다 기본이죠.

그러다보니 가끔 직접 이것 저것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잘 만들어지면 이게 또 꽤나 맛있습니다.
덕분에 한국에선 제가 가끔 만들던 바나나 머핀이 생각나서 아쉽기도 했는데…

모 님께서 popover 인가 하는 빵 얘기를 하셨길래 저도 만들어봤습니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간단한데 의외로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더군요.

baking1

…재료가 좀 많았는지 어쨌는지, 9개 분량이라 했는데 11개가 나왔습니다.

근데 그 분의 블로그 글에서와는 달리 좀 묘하게 부풀었네요. 뭐가 부족한가…?

어쨌든 속은 거의 비어있고 겉 껍질은 바삭바삭해서 상당히 괜찮더군요.
안에 커스터드 크림 같은 거라도 넣어 먹으면 더 맛있을 것도 같습니다. (참고로 어머니께서는 공갈빵이라 부르시더군요…)

 

그런데…
이걸 만들면서 조금 쓸데없는 데 자신이 붙었다보니, 이번에는 cream puff 라 불리는, 저거랑 비슷하지만 역시 속이 빈 작은 빵 처럼 생겼고 안에 생크림이나 커스터드 크림 등을 넣어서 먹는 것에 시도를 해 봤습니다.
이것 역시 인터넷에서 만드는 법을 찾아보니 간단하더군요. (다만 조금 귀찮습니다)

재료 (대략 20개 분량)

물 1 cup
버터 1/2 cup (4개들이 한 줄)
소금 1/2 tsp
밀가루 1 cup
계란 4개

먼저, 오븐을 화씨 425, 섭씨 225도쯤으로 예열합니다. 예열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미리 해 두는 게 좋지만, 다른 작업 하는 도중 예열이 끝나면 전기세 낭비니 알아서 적당한 시간에 예열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냄비에 물 1 cup 과 버터 한 줄, 소금 1/2 tsp 을 투하하고 끓입니다.
물이 끓기 전에 버터가 다 녹는데, 적당히 저어주시고…

puff_1 puff_11 puff_2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밀가루를 조금씩 저으면서 넣어줍니다.
대충 밀가루 반 컵 정도까지는 걸죽한 물 정도가 되겠지만 (뭉치지 않게 잘 풀어주세요), 그 이상부터는 반죽 비슷하게 되는데, 다 넣으면 덩어리가 됩니다.
적당히 잘 반죽해서 대충 둥근 모양으로 만드세요.

puff_3 puff_4 puff_5

그리고 이제 다른 그릇 같은 것으로 옮긴 뒤 적당히 식을 때까지 기다리신 후 계란을 투하합니다. 너무 뜨거울 때 투하하면 계란이 익어버리니 주의해 주시길.
한 번에 하나씩 넣으시는 게 좋긴 한데, 덩어리 반죽인 상태이므로 잘 안 섞입니다. 기껏해야 덩어리가 좀 작게 나눠지는 정도죠.
하지만 4개 다 넣고 핸드 믹서기 등으로 돌리면 잘 섞이면서 다시 반죽같은 상태가 됩니다.

puff_6 puff_7 puff_10

이제 이걸 쿠키판 같은 곳에 쿠키 굽는 데 쓰는 종이 까시고 조금씩 나눠서 떨어뜨리고 오븐에 넣으세요. 모양을 예쁘게 만들 수록 예쁘게 구워지겠지만, 저는 그냥 대충 퍼서 떨어뜨렸더니 모양이 삐쭉삐쭉 합니다… ㅠㅠ
어쨌든 이걸 넣으신 다음 25분간 구우시면 됩니다. 굽는 도중엔 오븐 문을 여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그 동안에는 남은 거 설거지를… (누가 같이 먹는 대신 설거지 해 줄 사람 없나)

puff_8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게 중요한데…


다 구워졌다고 그냥 꺼냈다간 얼마 후 축 늘어지고 물 먹은 듯 되어버립니다. 그러니 25분이 되면 오븐을 끈 다음 오븐 문짝을 살짝 열고 거기에 뜨거운 열에도 괜찮은 냄비 받침이나 오븐용 장갑을 끼워둡니다. 그러면 그 틈으로 조금씩 열기가 나가면서 식게 되는데, 이 상태로 다 식을 때까지 놔 두세요. (못해도 1시간 정도는 걸립니다)

이런 작업을 끝낸 후 꺼내면 잘 마르고 겉이 바삭한 cream puff 가 완성됩니다. 나름대로 먹을만 합니다 ^^

puff_9

커스터드 크림 같은 걸 원하시는 분은 알아서 그런 거 만드는 법을 찾아보시고…
저는 그냥 생크림 캔을 사서 반 가른 후 짜서 먹었는데 상당히 맛있더군요.
하지만 계란이 좀 너무 들어가는 듯도 해서, 다음에는 계란 하나쯤 빼고 우유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