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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이 동네의 광고...

by Blueriver 2009. 1. 10.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자사의 광고에 다른 회사의 특정 제품을 내세워서 비교하는 식으로 광고를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라면 이런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금지가 되어있죠. 솔직히 소비자의 알 권리를 몽땅 박탈하고 회사들 입장만 세워주는 것 같은 기분이 안 드는 것도 아닙니다만...

하여간 그러다보니 이곳에선 자사의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좋다는 식의 광고가 많이 오는 편인데, 이번엔 서브웨이라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왔더군요.
사실 이런 광고는 다 좀 허풍이 심하긴 하지만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한번 열어봤습니다.



흠흠...
차이가 엄청나군요. 서브웨이는 전체 칼로리가 355 밖에 안 되는데 (어차피 사람이 먹는 건 단위가 kcal 인만큼 여기선 세세하게 안 따지고 칼로리라고 하면 단위가 kcal 이라 생각하심 됩니다. 칼로리라는 단위가 아니라 열량이라는 단어로 생각하심 됨) 다른 건 엄청나서 그냥 보기엔 빅맥이나 와퍼는 마치 먹기만 하면 바로 뚱보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팍팍 풍겨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저 링크를 따라 가 봤습니다.


링크는 여기
http://www.subwayfreshbuzz.com/menu/freshfit_meal_builder/index.asp?section=adults&rdr=Email:FreshFit:MealBuilder:MainUnit_DareToCompare:W1:2009#adults

어디보자... 비교라 하면 일단 비교 대상이 어떤지부터 제대로 파악을 해야겠죠?

링크에서 보시다시피 서브웨이는 6인치짜리 서브웨이 클럽이라는 겁니다. 이건 안에 터키 (칠면조), 햄, 그리고 얇게 썬 쇠고기가 들어있죠.
사이드로는 사과에 음료수로는 물.

뭐랄까... 일단 사과는 과일이니만큼 열량면에선 지극히 낮고, 물은... 열량이 있다면 전 세계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사라지겠죠 =_=
뭔가 무쟈게 낮은 걸로만 고르고 골라서 나열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만, 뭐 일단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른 옵션을 보니...


일단 샌드위치는 내버려두고 사이드하고 음료수만 보니, 사이드로는 감자칩하고 요거트 (둘 다 Low Fat 이라는 저열량), 그리고 음료수로는 12oz 우유하고 12oz 다이어트 콜라가 있군요.
크기에 대해선 한국 분이든 미국 분이든 수치로만은 바로 감이 안 올 수가 있으니 일단 넘어가고라도... 역시 저열량이라는 것만 나열했다는 기분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럼, 비교 대상이 된 빅맥과 와퍼는 어떨까요?

빅맥

와퍼


설명에 의하면 각각 빅맥/와퍼에 미디엄 감자, 그리고 라지 사이즈 콜라랍니다.

일단 햄버거가 열량이 더 높은 건 이해 가능하고, 감자는 튀기는 거다보니 열량이 높은 건 이해 하겠는데...
라지 사이즈 콜라???

자아, 그럼 여기서 버거킹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를 참고해 보겠습니다.

링크는 여기
http://www.bk.com/Nutrition/PDFs/NutritionalBrochure.pdf

그러니까...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라지 사이즈는 42oz 라고 되어 있군요. 칼로리는 390.
그리고 더더욱 자세히 보시면, 버거킹에선 가장 작은 게 16oz 입니다. 근데 서브웨이에서 내세운 건 12oz.

무슨 말이냐면, 서브웨이에선 가~~~장 작은, 조그만 물컵 크기의 다이어트 콜라랑, 다른 가게의 최대 크기 보통 콜라랑 비교를 하고 있다는 얘기죠.
그리고 사이드도 여기도 버거킹에선 애플 프라이라고 사과가 있거든요? 칼로리 25 (서브웨이의 35 보다 더 낮습니다). 고로 이거 역시 서브웨이에선 자기네 것 중 가장 낮은 거를 맥도널/버거킹에서 가장 높은 것 중 하나랑 비교를 했다는 얘기.

그럼 서브웨이에선 라지 콜라나 그런 걸 안 파느냐?
...팔죠. 그리고 같은 코카콜라인데 열량이 다를 이유도 없고.

하지만 튀긴 감자는 안 팔고 대신 작은 봉투에 든 감자칩만 파니까 (열량 낮은걸로) 이점에서는 낮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건 자기네 음식이 낮은 게 아니라 낮은 것만 모아놓고 파는거니 솔직히 따지긴 좀 미묘.


이렇게 보면... 기업들이 광고하는 거 정말 웃깁니다. 저런 식으로 광고한다면 당장 버거킹이나 맥도널도 자사 제품이 서브웨이보다 열량이 낮다고 광고할 수 있을걸요.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빵만 놓고 보면 분명 서브웨이가 더 낮긴 합니다.
와퍼가 520 이나 되는데 서브웨이 클럽은 320 밖에 안 되거든요 (둘 다 마요네즈/치즈 뺀 기준).
...뭐, 제가 종종 먹는 스파이시 이탈리안이라는 건 480 이지만.


고로, 결론.
칼로리 신경쓰실 거라면 뭘 드시든 그냥 적게 드시는 쪽이 정답 같습니다 =_=
저런 비교 데이터 봤자, 속까지 들여다보면 그럴듯하게 말로만 포장한 셈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