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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냉콤을 만들어 봤습니다...

by Blueriver 2008. 12. 18.
취미생활로 피규어다 뭐다 만들고 있긴 합니다만, 에어브러쉬를 쓰려 하면 역시 제일 문제가 되는거 컴프레서입니다.
이거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다, 소음 같은 거 때문에 의외로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 아닐 경우 이래저래 골아픈 물건이 되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정확하게는 컴프레서가 필요한 게 아니라 뭔가 바람을 내뿜어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에어캔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경제성으로 볼 때 컴프레서가 가장 많이 사용되기에 에어브러쉬 사용 = 컴프레서 필요라는 공식이 서 있을 뿐이죠.

하지만 저는 돈도 없는 가난한 인간이다보니 쓸만한 컴프레서를 살 능력도 없어서 맨 처음 이런 취미에 발을 들였을 때 생각했던 게 에어탱크 큼직한 걸 사서 거기에 공기를 채워서 쓰자~ 라는 발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채우는 방법은 자전거 타이어용 펌프였죠 (...)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얘기를 하면 웃으시는 편인데, 사실 이거 상당히 쓸만했습니다.
힘이 좀 들긴 했지만 전기도 안 먹고, 운동도 되는데다, 채운 공기를 빼 쓰는 것인만큼 소음과 맥동은 전무였죠. 물론 레귤레이터는 필요했습니다만.
저는 이것으로 피규어를 두개쯤 만들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쓰다보니 귀차니즘때문에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운동도 좋지만, 작업을 할 시간/기분이 났는데 공기가 없다고 이거 채우고나면 팔이 뻐근한게, 작업 할 기력까지 뺐겨 버린다고 할까요?
이 펌프로는 대충 60 psi 정도가 한계였는데, 생각해보면 60 psi 의 경우 대충 4.2kg/cm^2 인만큼, 펌프통 지름이 4cm 라고 해도 60 psi 에선 매번 50kg 정도의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얘기가 되죠. (사실 펌프통 지름은 저거보다 더 될 듯 합니다만)


어쨌든 그런 이유로, 그 후엔 다른 방법으로 공기를 채울 방법을 찾았는데, 일단 가장 편한 건 주유소 가서 채워 오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공기 주입구는 자동차 타이어랑 똑같이 생겼으니 가서 넣으면 금방 찼죠. 하지만 이것도 매번 차 몰고 나가서 채워오는 게 좀 그랬고...

그러다보니 다음엔 싸구려 자동차 타이어용 컴프레서를 장만해서 채우기도 했는데, 이것도 또 시끄러워서 힘들더군요. 그래서 이건 집에 사람이 없을 때만 조금씩 채웠습니다만, 아무래도 작업을 그때 그때 편하게 하긴 좀 힘든 게 사실이었습니다 (한번 채우면 꽤 쓰긴 했지만요)


그래서 드디어,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냉콤을 만들어 봤습니다.


구성 자체는 간단해서, 이런 저런 악세사리 하나도 없이, 그냥 냉장고 모터에서 에어필터로, 그리고 그 에어필터에 타이어용 초크를 끼운 에어호스를 연결했습니다. 컴프레서 ON/OFF 는 멀티탭에서 해결했구요.
그리고 저는 공기 채우면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공기가 찬 후, 컴프레서 전원을 끈 후에나 작업을 시작하므로 별다른 안전장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여간 써 보니 확실히 조용하고 공기도 빨리 차서 좋더군요. 단지, 오일 냄새가 좀 나고, 80 psi 까지 채우고나면 더 이상은 안 들어갔습니다만.

자동차 타이어용 컴프레서의 경우 120 psi 까지 넣을 수 있었다보니 아무래도 사용 기간은 그것보다 짧지만, 대신 아무때나 채울 수 있으니 불평은 없습니다 ^^

나중에 봐서, 정말로 계속 작업을 하려 할 경우라면 공압스위치라도 하나 사서 (근처 하드웨어 상점에서 40/70 psi 공압 스위치를 파는 듯 하더군요) 달면 계속 켜놓고 쓸 수도 있겠죠.

어쨌든 앞으로는 보다 더 피규어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뭐, 가장 중요한 건 의욕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