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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최근 빠져살았던 게임 - 령4 월식의 가면

by Blueriver 2015. 12. 8.

바로 아랫글에, 최근 게임이다 뭐다에 빠져서 가뜩이나 없는 시간, 그런 걸로 쓰다보니 한동안 글을 못 썼다는 얘길 했었죠.
그래서 이번 글은, 그렇게 빠져살았던 게임 중 하나에 대한 얘기입니다.

제가 그렇게 빠져살았던 게임중 하나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미소녀 파파라치 게임(?)인 령 4, 월식의 가면입니다.

FF4_Cover

이 게임은 안타깝게도 일본 이외에는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닌텐도 때문이라고 생각하긴 좀 아닌 듯도 싶은 게, 이후 위로 리메이크 된 2나, 위유로 발매된 5 등은 다 유럽 또는 북미에 나왔거든요. 근데 유독 이 4만 아무데도 안 나와서 참 아쉽습니다.

당연하지만 위는 지역코드 때문에 일본에서 구입한 게임은 북미 기기에서 안 돕니다. 그렇다고 이 게임 하나 하자고 일본판 위까지 구입하는 것은 제 재정상 무리가 있었던 고로… 제가 플레이한 것은 떳떳하게 대놓고 말할 수 없는 방법이었습니다 ^^;;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웬만해선 전 게임 구입합니다. 5도 바로 구입했고, 1~3는 플2판 디스크가 있음에도 PSN 에서 디지털판을 또 따로 구입했을 정돕니다. 엑박용으로 나온 1, 2도 디스크로 따로 있습니다. 결국 령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이것만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했네요.

어쨌든, 이 게임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달라졌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지금까지처럼 고정 카메라가 아닌, 등 뒤에서 쫓아가는 카메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가 있는게…
기존 방식은 마치 누군가가 어디에서 훔쳐보는 것 같은 각도로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그게 은근히 공포심을 부추깁니다.
반면, 지역에 따른 시야쪽 문제 때문에 일반 상황에서 유령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조금 어렵기도 합니다.

이 4의 방식은, 시야적인 면에서는 앞만 보이는 셈이니 기존에 비해 시야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반면 길 찾기나 아이템 찾기 등은 훨씬 더 좋다고 해야겠더군요. 기존 게임은 특정 장면에서만 아이템이 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어딘가에 가려서 기억해서 집어야 하는 곳도 있었다보니, 이 점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저는 일단 카메라가 따라가는 방식이라면 무조건 등 뒤에서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라, 그점 또한 마음에 들었구요 (5는 좀 어중간한 방식이라 불편했습니다)

 

어쨌든, 제가 이 게임을 이제서야 잡게 된 이유로는, 얼마 전 하려고 했었지만 일어가 안 돼서 미뤄뒀다가 영어 패치가 나온 후에야 겨우 해 볼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Fatal_Frame_IV_patch_splash_screen1

패치를 하면 타이틀 화면에 이렇게 나오는데… 아시겠지만 북미판 이름은 Fatal Frame 입니다. (유럽에선 Project Zero 라는 이름을 씁니다만)

뭐, 좀 어색한 느낌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꽤 괜찮았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제대로 QA 가 안 된 건지 글자가 창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고, 번역도 좀 어색하다 싶은 게 꽤 많았지만 (특히 한자 뜻 그대로 번역한 것들…) 그런 건 사소한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 령 시리즈 스토리는 거의 언제나 명계로부터 흘러나오는 뭔가를 막기 위해서라거나, 영들을 명계로 보내기 위해 의식을 치르고, 그 의식에 실패해서 마을에 저주가 내리는 식의 설정입니다. 여기에 알고보면 상당히 잔인한 부분이 많은데, 대체로 다 무녀 또는 누군가를 희생시켜서 명계와의 통로를 막는다거나 또는 그 비슷한 것을 합니다만 (5도 동일합니다), 이 4에서만큼은 의식에 제물이 없습니다.

뭐, 그렇다고 희생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대신 의식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데 희생자가 생기는 모양이지만, 다른 시리즈는 저 의식을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치러야 하는 것에 비해 여기서의 의식은 오히려 위험성 때문에 중단됐다가 억지로 부활시키려 한 게 잘못돼서 이 꼬라지가 난 셈이라… 다른 시리즈의 의식들에 비해 그나마 좀 나은 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은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재밌습니다.
배경이 지금까지처럼 오래된 마을이나 옛날 일본식 저택이 아닌, 적어도 현대식으로 보이는 병원 안이다보니 여러가지 다른 의미로 으스스하더군요. 뭐라고 할까, 흉가라면 유령이 나오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밤의 병원이라면 보다 일상생활에 가까운 배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무섭다… 라고 할 수 있으려나요?

어쨌든 제가 푹 빠져서 즐겼을 정도로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있으니…
게임 자체는 재미있는데, 위로 나와서인지는 몰라도 컨트롤이 좀… 좋게 말하자면 특이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상당히 불편합니다.

이 게임은 위모트와 눈챠크만 지원합니다. 클래식 컨트롤러를 쓸 수 있다면 수십배는 더 편해질 것 같은데 왜인지 지원을 안 합니다.

덕분에 게임을 하자면 상당히 손목이 아픕니다.
위쪽을 보려면 위모트를 위로, 아래쪽을 보려면 위모트를 아래로 내려야 합니다만, 플래쉬로 좌우를 훑어보는 건 위모트를 좌우로 향하는 게 아니라 똑바로 앞을 향한 채로 양쪽으로 기울이는 방식입니다. 이거, 직접 해 보면 아시겠지만, 완전 수평으로 계속 들고 있는 거, 앉은 상태에선 상당히 손목이 아픕니다.

이게 이동시에만 이러면 그나마 덜한데 카메라 조작시엔 좌우 회전은 아날로그 스틱으로, 위아래는 또 위모트로 움직이게 됩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각각 다른 방향을 조작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게 위에 쓴 문제와 합쳐지니 진짜 짜증 만빵입니다. 익숙해지면 그래도 어느정도 낫지만, 게임의 진짜 마지막 보스는 조작이라는 말이 절대 농담처럼 안 들릴 정도로 짜증나는 조작입니다.

위모트를 플래쉬로 쓰는 느낌이라면, 위모트를 좌우로 향했을 때 그쪽을 비추는 식으로 하지, 왜 이렇게 이상한 방식을 썼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이렇게 할 거면 차라리 카메라 조작시에도 좌우로 기울이는 것으로 카메라 방향을 바꾸게 하지 왜 이렇게 이상한 방식으로 만들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유령 록온 기능이 생겨서 다행이지 이나마 없었다면 진짜 못해먹을 조작이 됐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내용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재미있게 한 게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에 대한 느낌 두 가지를 적어보자면…
여자애들 뒷태가 참 멋지더군요. 그리고 저런 데 갈 거면 무기는 못 챙겨올지언정, 하이힐 신고 오는 건 피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회피하다가 툭하면 넘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