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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슈팅 게임 Sine Mora 리뷰

by Blueriver 2015. 9. 16.

71Z5pwfzo6L._SL1024_ 사진은 아마존에서 슬쩍

전 슈팅게임을 좋아합니다. 그 옛날 MSX 시절 자낙, 그라디우스부터 시작해서, 요즘엔 동방이나 기타 등등, 하여간 종/횡스크롤로 총알 뿅뿅 쏴대면서 적을 격추하는 게임이면 웬만한 게임은 다 해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돕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아마존에서 $2.49 로 세일하는 걸 봤을 때, 낼름 구입했죠. (정확하게는 세일하는 게임 리스트에 이게 있길래 뭔 게임인가 알아보고는 슈팅인 걸 알고 구입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특히 평가가 상당히 높더군요. 보통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었습니다. 이정도면 명작이라고 봐야 할 수준이겠죠.

어쨌든, 사 둔 건 꽤 이전인데, 전 슈팅이면 키보드로는 안 하기 때문에, 컨트롤러를 구입할 때까지 미뤄뒀습니다. 아쉽게도 스팀 계정에 등록해서 하는 방식이라, 엑박 패드 말고 다른 건 지원 안 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최근, 엑박360 유선 컨트롤러를 구입해서 스팀 게임을 하다가, 이것도 생각나서 해 봤습니다. 그리고 일단 엔딩을 봤는데…

 

먼저, 이 게임은 그래픽이 상당히 좋습니다. 어떤 리뷰나 바로 이점을 제일 칭찬하더군요. 게임 그래픽이 거의 컨셉 아트 그대로라고 봐도 될 정돕니다.
사운드는 뭐… 제 귀가 막귀라 이정도면 상당히 괜찮다 싶긴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image01

sine-mora_2 위가 아트, 아래가 실제 게임입니다. 저게 다 풀 3D 니… 그래픽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시스템은 꽤 독특합니다.
따로 라이프바가 있거나 한 방 맞으면 쾅인 게 아니라, 시간 에너지라고 하는 게 있어서 (실제 이름은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만) 플레이 중 이게 계속 줄어드는데, 적탄에 맞거나 하면 이게 팍팍 줄어듭니다. 그러다가 이게 0이 되면 게임 오버죠.

당연히 “시간”인 만큼, 그냥 플레이 중에도 계속 줄어듭니다. 이건 적을 파괴시키면 조금씩 차는데, 짐작하시겠지만, 적도 파괴시키지 않고 그냥 피해다니면 몇 초 후 펑~ 입니다. 이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문제점은 나중에 쓰기로 하겠습니다.

무기는 기본탄, 보조무기, 특수무기로 구성됩니다.
기본탄이야 말 그대로 뿅뿅탄이고, 보조무기는 파일럿마다 다른데 보통 파워가 꽤 빠방합니다.
특수무기는… 몇가지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스토리 모드에선 시간을 느리게 가게 만드는 거 하나 뿐이더군요.

어쨌든 그래픽도 좋고 보스들 크기도 큼직큼직 하면서 다채로운 무기로 진행하기에 꽤 흥미롭기도 합니다. 스테이지들도 분위기를 팍팍 살려주고 있구요. 그래서 저런 리뷰들에서 높은 점수를 준 듯 하더군요.

 

그럼…
”리뷰들에서” 그랬다는 얘긴 그만 하고 제 평가를 써 보도록 하죠.

만일 제가 이 게임에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4점 주겠습니다.

왜냐구요?

몇몇 문제점들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제게는 정말 너무 큰 문제들이더군요.

 

1. 스토리?
스토리는 좋… 다고 합니다. 아마 무슨 제국이 시간을 조작하는 어쩌고 저쩌고 해서 반란군들이 그걸 막기 위해… 어쩌고 하는 것 같은데, 까놓고 말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각 스테이지 시작 전에 텍스트로 길~게 나오는데, 어느세월에 이걸 다 읽고 있습니까?
특히, 언어는 영어인데 음성은 헝가리어 하나 뿐이고, 바꿀 수도 없습니다. 헝가리어 음성인 거 자체는 호불호가 갈릴 테니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영어 텍스트 읽고 있는데 뒤에서 헝가리어로 음성 나오고 있으면 아무래도 집중은 안 되더군요.

스토리 몰입도가 떨어지니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특히 이 게임은 문제가 슈팅 게임을 만들고 거기에 적당한 스토리를 짜넣은 게 아니라,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슈팅을 선택한 것 같다는 게 가장 큰 문젭니다.

뭔 차이냐구요? 슈팅 게임 자체보다 스토리에 더 신경을 쓴 것 같다는 거죠… 자세한 건 또 아래에.

 

2. 매번 달라지는 파일럿과 배경
이 게임은…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매 스테이지마다 다른 파일럿이 나옵니다. 당연하지만 스테이지도 전혀 다른 곳이죠. 아마도 여러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 또는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대에 벌어지는 일 등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워업이나 그런 것들은 연동이 된다고 하지만, 매번 다른 캐릭, 다른 스테이지를 플레이하게 되니, 뭐가 이어지는 것 같지도 않고 플레이 몰입도가 너무 떨어집니다. 결국 스토리를 모르면 갑자기 이게 뭐지? 하게 만드는 것들 뿐이라는 거죠.

물론 이런 거 상관 없이, 파일럿이 누구든 스테이지가 어떻든 상관 없이 그 자체를 즐기실 수 있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겐 게임에 몰입을 할 수가 없게 만드는 요소더군요.

 

3. 랜덤 드롭
이 게임은 적을 격추시키면 종종 아이템 캡슐이 나옵니다. 종류도 다양해서, 시간을 늘려주거나 실드를 주거나 보조무기 갯수를 채워주거나 기본 무기를 파워업시키거나… 여러가지가 있죠. 문제는 이게 랜덤인데다 어떤 적이 이런 걸 주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파워업은 얼마나 빨리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상당히 중요한데, 어떤 적이 뭘 떨구는지 모르는데다 랜덤인 만큼, 어떤 때는 1단계 기본탄으로 보스랑 싸워야 하고, 어떤 때는 5~6단계 무기로 싸우기도 합니다. 보통 다른 게임들은 아이템을 주는 적은 좀 다르게 만들거나 해서 알아볼 수 있게 하는데, 이건 그냥 여기저기 보통 적들이 랜덤하게 떨굽니다.

참고로, 다시 말하지만 이 게임은 “시간” 에너지라, 시간 내에 뭔가를 파괴해서 충전하지 못하면 게임 오버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운 나빠서 파워업 못 하고 보스랑 붙으면 거의 십중팔구 게임 오버죠. 그라디우스 같은 경우를 보면, 옵션도 없이 뿅뿅탄 하나만으로도 보스전에서 좀 버티다 시간 되면 보스가 퇴각하는데, 여기선 뿅뿅탄으로 맞서다가 시간 되면 게임 오버 됩니다. =_=;

또한, 적 탄에 맞을 경우, 모아온 파워업 아이템이 튕겨나오고 그만큼 파워가 떨어지는데… 그게 화면 밖으로 사라지기 전에 다시 먹으면 파워가 회복됩니다. 근데 이게, 다시 말하지만 화면 뒤쪽이 아닌 화면 밖이라, 운 나쁘게 맨 아래 가 있을 때 맞으면 반 정도는 즉시 화면 아래로 사라집니다. 반면 비좁은 스테이지라면 장애물에 튕겨서 다시 쉽게 얻을 수 있죠. 뭔가 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결론을 얘기하자면…
제 기준으로는 뭔가 불타오르게 만드는 슈팅의 재미를 거의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등을 보면 게임 제작 경력이 꽤 있는 제작사같지만, 아마 슈팅 게임은 만들어본 적이 없는 거 아닌가 싶어집니다.

게다가 이건 혹시 버그인지도 몰라서 위의 문제점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스토리 없이 그냥 쭉 하는 아케이드 모드의 경우, 처음에 기체 고르고, 파일럿 고르고, 특수 무기 골라도… 스테이지 선택시에 그 스테이지에는 지정된 파일럿과 기체가 있어서, 앞에서 뭘 선택했든 그냥 고정 파일럿으로 나갑니다. 도대체 선택이 왜 있는지도 모르겠고, 특히 아케이드 모드는 하드 이상 난이도만 있다보니 무쟈게 어렵습니다. 첫 판 보스에서부터 시간 다 됐다고 게임 오버 몇 번 되고 나니, 더 이상 잡을 맛이 안 나더군요.

전 레이디언트 실버건이나 이카루가를 아직 3스테이지도 못 깼습니다. 이지로 해도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도 이런 것들은 계속 잡고 잡고 또 잡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근데 이 Sine Mora 는… 운이 좋아서 파워업을 많이 얻으면 깰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보니, 아예 처음부터 잡을 맛 자체가 안 나네요. 보스 깨는지 못 깨는지도 실력보다 운에 더 좌우되는 기분입니다. (엄청난 고수들이야 이런 거 상관 없겠지만, 전 고수가 아니거든요)

어쨌든, 전 이 게임을 다시 잡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