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활동

PSP 2001 LCD 스크린 수리

by Blueriver 2011. 8. 10.

얼마 전, 제가 피습 2001의 부품이 필요해서 이베이를 두리번거리던 중, 나름대로 싼 가격에 올라온 피습이 있길래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필요했던 부품은 렌즈였는데, 부품만 따로 사려니 가격이 은근히 비싼 편이라 ($25 정도), 문제가 있다고 싼 가격에 올라온 물건을 산 후, 부품을 고장난 것과 바꾸고 남은 물건은 다시 팔아버리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더군요. 이러면 $40 에만 사도 고장난 피습 2000 을 다시 팔면 나름대로 렌즈를 싸게 살 수 있게 되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구입한 물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psp_01

일단 스크린이 안 들어오는 건 맞는데…
가만히 보니 희미하게 화면이 보이긴 하더군요.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어쨌든 아~주 희미하게 움직이는 게 보이긴 했습니다.
앞판을 들어내고 보니 보다 더 쉽게 보이더군요.

보아하니 백라이트만 나갔을 뿐, LCD 자체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피습은 2000 시리즈 스크린이 가장 퀄리티가 좋다보니 제일 비싼데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비교글을 써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크린만으로 $45 정도는 갑니다.

그렇다보니…
이걸 다시 팔아먹는다 해도 결국엔 스크린이 나갔다고 싸게 팔 수밖에 없을테고, 차라리 백라이트는 멀쩡하지만 스크린이 깨진 걸 하나 또 사서 하나를 복구한 후 이걸 팔아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이런 상태로는 알아볼 수가 없으니 어차피 팔리는 가격은 거기서 거깁니다.

그래서, 또다시 이베이 검색… 그리고 구입했습니다.

 darth This photo was the one on the auction posting by the seller.

사진은 이베이 판매자가 올린 물건입니다.
척 봐도 백라이트는 멀쩡한데 멋지게 깨졌군요. 게다가 이건 한국에선 흔할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선 드문 하얀색으로, 스타워즈 에디션이랍시고 뒤 배터리 커버에 다스베이더 그림이 찍혀있어서 조금 더 비쌉니다.

어쨌든… 이건 다 정상인데 스크린만 나갔더군요. 그러므로 일단 이론상으로는 스크린만 위에 거랑 바꾸면 정상이 된다는 소립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스크래치가 좀 있고, 화면부에도 잔 스크래치가 많았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더군요)

그래서 분해 시작.

어차피 분해 가이드야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오니만큼, 귀찮게 나사 어딜 빼고 자시고 하는 가이드는 생략합니다.
다만, 백라이트 뺄 때 주의해야 할 부분만 마크해 봤습니다.

아래 사진의 빨간 동그라미가 백라이트 클립인데, 이건 사진 기준으로 아래쪽에서 위로 들어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올라오는 것도 90도 정도까지가 최고이므로, 힘차게 들어올렸다간 멋지게 부러져서 날아갑니다. 주의하시길.

psp_02

그래도 클립이 날아가는 정도면 다행이지만, 클립 여는 방향 자체를 착각하고 사진 기준으로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열려 하다간 클립 홀더 자체가 부서지는데, 이러면 대책 없습니다.

그리고, 백라이트 클립을 먼저 빼는 게 좋습니다. 옆의 LCD 클립을 먼저 빼면, 약한 백라이트 선이 끊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스크린을 빼 낸 상태.

psp_04

이 스크린은 백라이트는 멀쩡하지만 LCD 가 깨진 깨진, 스타워즈판 스크린입니다.

먼저, 이것을 분해하기에 앞서 주변의 패드를 떼어줍니다. 이건 별달리 주의해야 할 건 없지만, 패드 아래쪽, 접착면을 떼어내서 들어내는 느낌으로 떼어내야지, 윗부분을 잡고 뜯어내는 식으로 하면 찢어집니다. 찢어지든 뭐 하든 별 문제는 없지만, 그나마 저게 피습에 들어오는 먼지가 스크린에 유입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이니… 조금 주의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psp_05

이렇게 떼어냈으면 다음은 뒤쪽을 감싸고 있는 철판을 떼어낼 차례입니다.
철판은 주변을 잘 보면 살짝 눌려서 고정되어있는 부분이 있는데, 작은 일자 드라이버 등으로 살짝살짝 바깥쪽으로 굽혀주면 됩니다.
그런 다음 살짝 들어내면 되죠.

아, 당연하지만 스크린에 지문이 찍히면 좀 그러니, 이것처럼 깨진 스크린을 들어내는 게 아니라 정상 스크린을 들어낼 때는 장갑이라도 끼고 하는 편이 낫습니다.

psp_06

뒤쪽의 철판을 들어낸 상태. 백라이트 빛을 반사하기 위해 거울처럼 번쩍번쩍합니다.
이건 그래도 백라이트 뒤쪽에 있는 거니까 먼지가 들어가도 크게 문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잘 두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psp_07

떼어내고나면 뒷면은 이리 생겼습니다. 보이는 것은 백라이트입니다.

다음은 가장 큰 문제인 백라이트와 LCD 의 분해인데…
이건 또다시 뒤쪽에 하얀 플라스틱으로 붙어있고, 주변에 걸쇠같은 형태로 LCD 에 걸려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LCD 자체는 또다시 뒤쪽에 양면테이프로 붙어있다보니 살짝 하얀 테두리를 젖혀서 조금씩 떼어내지 않으면 비싼 스크린 날아갑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이건 깨진 스크린이라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팍팍 떼어냈습니다만)

psp_08

떼어내면 이리 됩니다. 오른쪽 백라이트 유닛 주변의 검은 테두리가 양면테이프입니다.
특히 아래쪽은 테이프도 두꺼운데다 LCD 는 더 얇으니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자리에서 조금씩 천천히 들어내야지, 안 그러면 깨집니다.

psp_09

LCD 의 두께… 대략 1mm 쯤 됩니다. 그러니 주의 안 하면 바로 깨집니다. 깨지는 순간 대략 $40 이 저 하늘로 날아가는 거죠.

참고로, 2000과 3000은 저정도고, 1000은 저것의 1.5배쯤 두껍습니다. 그래서 1000 시리즈가 조금 더 떼어내기 수월합니다.

사실 분해해보면 퀄리티 자체는 1000이 더 좋습니다. 프레임도 철로 되어있고 전체적으로 튼튼하다는 기분이 들도록 꽉 짜여있기에 여러가지로 신경썼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래도 1000 시리즈는 초기형이라 UMD 발사라든가 구조상의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요.

psp_10

이것이 백라이트 유닛.
뒤로 젖혀진 게 백라이트고, 그 안쪽에는 흐릿한 스크린 같은 게 있어서 빛을 분산시킵니다.

어쨌든, 하나는 이렇게 떼어냈고…
다른 하나도 같은 방법으로 떼어낸 뒤 스크린을 교체하고 다시 붙여주면 끝입니다.
마지막엔 스크린 패드도 다시 붙여주고요. (다만, 이 작업시엔 장갑을 끼고…)

완료된 후 스타워즈 피습에 끼우고 켜봤습니다.

psp_11

오오, 잘 됩니다!
(사실 스크린을 끼우고나니 오른쪽 상단에 커다란 배드픽셀로 보이는 검은 점이 있어서 실망을 했지만, 혹시나 싶어 백라이트를 다시 들어내 봤더니 LCD 와 백라이트 사이에 먼지가 끼어있더군요. 제거해주니 검은 점은 사라졌습니다)

어쨌든 붙이고보니 주변 패드가 조금 비뚤게 붙은 기분이 들지만, 어차피 앞판 씌우면 안 보이니 무시합니다.

그런데 펌 버전이 4.05 입니다. 잠시 요즘 피습 펌 버전이 몇인가 헷갈렸는데 생각해보니 무쟈게 오래된 물건인 모양입니다.
PSN 에 한 번도 접속 안 했나 싶습니다. 아, 참고로 보드는 슬림 중 유일하게 판도라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TA-085 더군요.

다른 처음에 샀던 건 어떤지 거기에도 한 번 끼워봤습니다.

psp_12

이건 6.10 이네요.
보드도 뭔지 확인하고 싶긴 한데 (보드 자체에는 TA-088 이라 써 있지만 이건 버전이 있으니까요) 어차피 팔아버릴 거라 확인하는 건 패스합니다.

이제 다시 하얀 피습을 조립하면 되는데…
왠지 기분상 케이스 상태가 좀 나쁜 게 찝찝합니다.

전체적으로 좀 잔 스크래치가 난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주변 테두리가 찍힌 듯 상처가 난 건 아쉽더군요.

psp_13

…그래서, 테두리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이전에 피습 풀 케이스를 샀다가 앞판만 쓰고 아래부분은 남은 게 있어서 거기서 테두리만 떼왔습니다.

psp_14

그런데, 이 테두리는 은색 피습에서 온 거다보니, 테두리가 은색이 아니라 진한 회색, 또는 흑철색에 가까운 색입니다.
하얀색에 이런 색을 끼우면 왠지 더 멋이 날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시리얼 번호는 달라지겠지만, 뭐 어차피 의미는 없으니…)

psp_15

끼워보니 이렇습니다.

아래는 제 다른 피습입니다. (이건 제가 아는 분께 받은 것으로, 엄청 아끼는 겁니다)
색을 비교하니 진한 회색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기분입니다. 게다가 뒤쪽엔 다스베이더 얼굴도 찍혀있고 말이죠.
(참고로, 떼어낸 은색 테두리를 은색 케이스에 다시 끼워놨더니 그건 완전히 단색 피습이 되어버리더군요…  =_=a)

psp_16

다스베이더 그림입니다.
어차피 배터리 커버에만 찍혀있는 거라, 한국판 하얀 피습에도 저 뚜껑만 끼우면 바로 스타워즈 한정판이 됩니다.

겨우 저 뚜껑 하나 때문에 저 한정판이 비싼 건가 싶어집니다.

psp_17

근데 둘 다 켜놓고 비교하니 뭐랄까…

LCD 의 수명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끼는 쪽의 피습의 색이 좀 더 맑은 느낌입니다.
이번에 바꾼 건 색이 살짝 탁하다고 해야 하려나요? 사진으로는 차이가 없지만요.

하여간 이렇게 하나는 고쳤고…
남은 다른 건 검은색에 스크린이 나갔고 (백라이트와 LCD 둘 다) 렌즈도 안 도는 물건만 남았습니다.

남은 피습은 다시 팔아먹을 예정이었지만, 일단 보드 자체는 멀쩡하고 제가 이전에 피습 하나를 고쳐서 지인에게 판 적이 있었는데 그 쪽에 좀 문제가 있는 듯 해서 (증상이 마치 과열되는 것 같던데… 피습도 과열되나요?) 혹시 보드 교체해 드리게 되면 쓸 생각으로 잠시 파는 건 보류해 둔 상태입니다.

다만 저 고친 건 팔아버릴지 어떨지 고심중입니다.
솔직히 피습이 몇 개씩 있어봤자 그다지 필요는 없는데…

이것도 안 팔고 그냥 갖고 있었다간 피습 1001 두 대, 피습 2001 세 대, 피습 3001 한 대가 되어버립니다 (…)

이건 Craigslist 에라도 내놔볼까…? 설마 여기 오시는 분 중 관심 있으신 분은 안 계시겠죠?

어쨌든 LCD 교체가 그냥 통째로 바꾸는 거라면 상당히 간단한데, 저렇게 백라이트까지 떼어내는 건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다보니 혹시 하실 분이 계시면 특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