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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PS3 를 장만했습니다~

by Blueriver 2010. 8. 16.

저는 콘솔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보니, 갖고 있는 게임기라고는 옛날 PS2 뿐이었습니다.
이건 어쩌다 보니 두 대 생겼는데, 뭐 한 대나 두 대나 어차피 게임을 두 배 빨리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한 대만 쓰고 있었죠.

반면 동생 녀석은 게임기를 좋아해서, PS3 (이후 플3이라 칭하겠습니다) 만 해도 처음 나온 날 가서 사 온 녀석입니다.  초기판 60기가짜리죠.

그런데 플레이 스테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인 렌즈 문제가 생겨서, 그 덕에 디스크를 못 읽고 몇년째 묵히고 있더군요.  그래서 렌즈도 고쳐줄겸 잠깐 해 봤었습니다.

문제는 막상 해 보니 은근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동생 걸 오래 쓸 수도 없으니, 저도 이참에 하나 중고 싸게 장만해보자 하는 생각에 이베이를 기웃거렸습니다.  새거 살 능력은 없고, 설사 있다 해도 $300 이나 선뜻 게임기에 쓸 수 있을 정도로 부자인 것도 아니다 보니, 렌즈 문제 있는 걸 싸게 사서 직접 사서 고치면 문제 없는 걸 사는 것 보다는 싸게 먹히지 않을까 해서 이런 문제 있는 것만 골라다녔죠.

그러다가 발견한 게, 본체, 케이블, 컨트롤러 하나를 포함한 초기 60기가 버젼, 디스크 못 읽는 문제가 있는 게 즉구가 $130 에 올라와 있더군요.  (+ $12 배송비)

보아하니 제목을 잘못 올렸고 (올린 사람은 처음에 40기가 버젼인 줄 알았나 봅니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이런 저런 답을 하면서 알고보니 사실 60기가 버젼이었다…  라고 내용도 수정이 되어 있더군요.  게다가 문제가 딱 제 동생 플3 문제랑 비슷하구요.  추가로 워런티 씰도 멀쩡한 상태라 합니다.

질문자가 꽤 있었다는 건 나름대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물건이라는 의미가 되고, 그런 경우 사람들이 그 물건을 바로 살까 아님 입찰을 해서 조금 싸게 살 가능성을 노려볼까 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문제가 있는 물건인 경우라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이상 비싸게 사는 것일 수도 있다 보니 가격 자체가 살짝 어중간하긴 했죠.  조금만 더 쌌으면 바로 팔렸을테고, 조금만 더 비쌌으면 바로 입찰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가격이라 해야 하려나요?

하지만 저는 바로 질렀습니다.  초기판 60기가 버젼은 플2 완전 호환성 덕에 이곳 게임 취급점 같은 데서는 중고가 새 슬림 250기가판과 같은 가격에 팔립니다 ($350).  배송비 포함 $142 에 렌즈가 대충 $50 정도 가니, $200 정도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싶어서 말이죠.

뭐, 판매자가 느려 터져서 일주일만에 발송을 했지만, 어쨌든 지난 금요일날 받았습니다.

PS3중고라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열심히 닦아서 이정도지, 처음엔 먼지가 끄아악~

판매자 말로는 일단 부팅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게임을 읽지 못한다~ 라고 했기에 바로 체크…
다행히 말 그대로 그쪽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바로 시스템 업데이트도 하고, PSN 에도 가입.

그런 후 알려진 디스크 못 읽는 문제 해결법 몇가지를 시도해 봤지만,  당연히 소용 없더군요.  렌즈의 다이오드 자체가 나가는 문제가 제일 흔한 편인데, 이런 경우라면 렌즈 자체를 교체하는 수밖에 없죠.

PS3 워런티 씰은 멀쩡합니다.
어차피 초기 60기가 버젼에 보증기간이 남아있을리도 없으니, 지금으로선 단순히 스티커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처음에 워낙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었길래, 내부 방열판에도 먼지가 쌓여서 공기 흐름이 좋지 않을 가능성을 생각해, 완전히 분해해서 청소를 하려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바로 전날, 친구 녀석의 HP 놋북 내부에 먼지가 쌓여서 공기가 안 흘러 과열되는 걸 고쳐주고 왔다보니 (팬 열어보려는데 어째 메인보드까지 들어내야 했는지…) 그런 쪽 문제에 좀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래서 씰을 뜯어내려 하는데…

ps_3워런티 씰이 남아있다 = 연 적이 없다…  라는 의미는 아니더군요…

……
씰은 분명히 멀쩡한데, 뚜껑 아래쪽에 고정시키는 저 부분이 부러져서 그냥 열리더군요 =_=;;

그런데도 일단 원 주인은 나사까지 빼서 연 적은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어차피 열려 했던 거고, 열려있었다고 해서 비싸게 사게 된 셈이 되는 것도 아니니…

어쨌든 방열판이랑 청소하는 참에 드라이브도 열고 렌즈도 간단하게 청소를 해 봤습니다.
이럴 때 쓰는 에어캔이 없으니, 에어브러쉬랑 컴프레서 가져다가 칙칙~  어째 드라이브 안에 머리카락까지 들어있는지는 지금도 의문입니다만.

하지만 그렇게 청소 했음에도 당연히(?) 읽지는 않더군요. (연 상태에서 테스트)
어차피 예상했던 거라, 그냥 면봉에 알콜 묻혀서 대충 쓱쓱 닦고 조립 완료.

그런 후 이베이서 렌즈 가격을 두리번거리다가…  알콜로 닦은 후엔 테스트를 안 해봤다는 게 생각나서 별 기대 없이 아는 분이 주신 플3 게임(크로스 엣지라는 겁니다)을 넣어봤습니다.

헉, 읽네요???

어라라라???

다른 걸로 테스트 해 봐도 다 잘 읽습니다.  헐~
이럴 땐 한 마디 해야 하나요?

심봤다~ (?!?!)

$142 에 멀쩡한 초기판 60기가 플3을 산 셈이 됐습니다.

아마도 드라이브 안에 머리카락까지 들어있었을 정도라, 렌즈 위에도 먼지가 쌓여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것도 바람 부는 정도로는 해결 안 될 정도로.

덕분에 렌즈를 사야 할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보통 렌즈 교체가 필요한 건 다이오드가 나가서 그런 거라는데, 일단 잘 읽는다는 소린 그건 멀쩡하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적어도 한동안은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판 사람이 이걸 알게 된다면 엄청 아쉽겠지만, 그런 걸 말 할 제가 아니죠, 예.

ps_4컴 옆에 설치 완료.  플3을 모니터의 DVI 에 HDMI –> DVI 케이블로 연결해서 즐기다보니 컴은 VGA 로 밀려났습니다…
어차피 듀얼 모니터라 텍스트 작업은 거의 다른 쪽 모니터에서 하지만…

그래서 지금은 심심하면 잘 즐기고 있습니다.  이틀밖에 안 됐지만요.
제 컴에 붙어있는 사운드 카드는 초기판 사블 라이브 + 라이브 드라이브라, 카드의 line-in 에 하나, 라이브 드라이브의 line-in 에 하나, 그리고 광입력 하나 해서 저 세 대가 다 사운드카드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니터에도 스피커가 있어서 직접 연결하면 컴을 끈 상태에서도 플3 게임을 할 수는 있지만, 모니터 스피커는 정말 좌절적으로 형편없고, 어차피 컴을 끄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기왕이면 음량 조절도 편하게 컴에 연결한 셈이죠.  추가로, 헤드폰으로 듣기도 편하고.

 

어쨌든 저도 이제는 늦었지만 플3 유저입니다. ^^

지금은 아는 분이 주신 한글판 크로스 엣지밖에 없지만, 전장의 발큐리아라도 사러 갈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일본 PSN 계정도 하나 열어서 모 님처럼 미쿠미쿠한 라이프를 즐겨봐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