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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제빵기 구입...

by Blueriver 2009. 4. 6.
한국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는 Thrift Store 라 해서, 사람들이 기부한 물건이나 기타 자선단체 등에서 내놓은 물건을 싸게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이런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지나다니는 길에 종종 봤는데 지금까지는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3일쯤 전, 한번 생각난 김에 어머니랑 같이 그런 곳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는 벼룩시장 같이 싼 걸 좋아하시다보니 이런 곳도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거든요.

근데 정말 싸긴 엄청 싸더군요. 비싼 게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일반 가게에서 파는 거하고는 차원이 다른 가격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반 이상이 다 옷 뿐이었고, 흥미를 끄는 건 별로 없었지만요.

근데 둘러보다가 발견한 게 바로 제빵기.
이런 곳에서는 한번 사면 끝. 아무리 문제가 있든 뭐가 어떻든 나라에서 리콜한 물건이 아니면 교환, 환불 없습니다. 안 돌아가면 그냥 내다 버려야죠.

하지만 그 제빵기에 써 있던 가격은 $15. 정말 싼 가격이긴 하고 척 보는 순간 엄청나게 끌렸는데,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수십번을 고심을 했습니다. 그래도, 결국엔 이정도면 이거 돈 버리는 셈 잡고 한번 사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그래도 요즘 몇번 빵을 만들어 봤지만 매번 실패에 가까웠고 (ㅠㅠ)

그래서 결국 구입을 결정했는데 운 좋게 그날이 반값 날이라고, 결국 구입한 가격은 $7.50 이 됐습니다. 기쁨 두배 ^^

집에 와서 조사해 본 결과 구입한 제빵기는 아래 링크에 나온 물건이더군요.

http://www.amazon.com/Breadman-TR2200C-Ultimate-Bread-Machine/dp/B00004R93S

닦고나니 새것 같습니다 ^^


뭐, 겉은 아무리 깨끗해도 문제는 이게 돌아가느냐 아니냔데...
거기서 사오기 전에 TV 연결한 콘센트에 슬쩍 끼워서 파워는 들어오는 걸 확인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완전히 맛이 간 물건은 아닌 걸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빵을 한번 궈 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인터넷 뒤져서 제빵기용 요리법을 하나 찾아, 대충 최대 양의 절반정도 되는 양만으로 빵을 한번 궈 봤습니다.

조작법은 간단하더군요. 재료 넣고, 빵 종류 고르고, 재료 양 고르고, 얼마나 구울지 고르고 시작~

그리고 두근반 세근반 하며 기다리길 3시간 10분. 드디어 빵이 완성되었습니다.


오오오오오~~~!!!
재료 양이 적어서 형틀에 꽉 차지 않았다보니 모양이 좀 어설프지만, $7.50 짜리 제빵기에서 나온 결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빵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슬프지만 제가 지금까지 낑낑거리며 반죽해서 구운 빵보다 더 잘 부풀었구요 (...뭐 알고보니 반죽을 너무 오래 한 게 패인인 듯 합니다만)

어쨌든 결과는 대만족! 맛은 소금을 조금 많이 넣었는지 겉이 조금 짰지만, 이거야 재료량을 재조절하면 되는 문제니까요.


이후 또 인터넷에서 찾아 찹쌀 불려서 간 것을 넣고 잼 기능으로 돌렸더니 인절미도 멋지게 만들어지더군요. 잼 기능으로 1시간 20분 후 콩가루에만 굴리면 완성...
이건 떡을 좋아하시지만 비싸서 잘 못 사드시던 어머니께서 (사 오셔도 남은거 싸게 파는 떨이만 사 오셨죠...) 가장 좋아하시더군요.


사실 지금까지 저도 은근히 제빵기라는 걸 사 보고 싶긴 했습니다. 그러면 빵도 나름대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거 가격은 꽤 비싸서... 몇번이나 쓸지도 모르는 걸 큰 돈 주고 사기도 그렇고... 그리고 한국 사람의 주식은 밥이다보니 밥통이면 몰라도 빵통(?!)은 사는 건 돈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하지만 저렇게 좋은 걸 $7.50 에 샀으니... 인절미 2~3번 만든 것 만으로도 이미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저런 가게를 우습게 볼 게 아니더군요. 앞으로 뭔가 필요해지면 저런 가게부터 먼저 가 봐야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