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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추억 속의 게임이 변해감을 느낄 때

by Blueriver 2009. 9. 27.
사진을 올리다말고 또 엉뚱한 글을 적게 되는데...
메모리 리더가 맛이 가서 잠시 사진 정리가 안 되다보니 다른 글을 끄직여보려 합니다.

아마 제 나이대의 분들이라면 정말 웬만큼 범생이라서 게임이라는 것에 손 한번 대 보지 않으셨다면 모를까, 웬만해서는 다 당시의 게임 중 뭔가에 열광하셨던 추억이 있으실 겁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그래픽이나 사운드 같은 건 비교 자체가 말도 안 될 정도고, 스토리가 좋다고 해도 솔직히 당시에 일어를 알아먹을 정도의 실력도 아니었던데다, 슈팅 같은 것도 상당히 좋아했던만큼, 스토리가 좋았기 때문에 열광했다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억속의 게임들은 저같은 사람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추억을 갖고 장사하려는 사람들도 있으니... 얼마 전에 있었던 썬더포스 6 사태가 어떤 의미로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도 안 되는 스토리라인, 어거지로 대충 적당히 디자인해서 우겨넣은 듯한 이전 시리즈의 보스들, 과연 슈팅게임이 뭔지 알고나 있나 싶은 밸런스... 아마존 상품평만 봐도 최악 평가가 깔려 있을 정도죠.
물론 저는 이전에 잘 나갔던 시리즈를 다시 울궈먹는 거 자체는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할 정도죠.
하지만 이게 원래 그 시리즈를 만들던 회사가 아닌, 상당히 엉뚱한 회사, 또는 엉뚱한 스탭진들이 맡게 되면 그 시리즈의 일부가 아닌, 단순히 전혀 엉뚱한 게임에 그 시리즈의 이름만을 붙여 팔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때로 그 추억 속의 게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서 만든 멋진 게임도 있습니다 (그라디우스 5 같은). 하지만 엉뚱한 스탭진이라면 저게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죠.


또한...
저는 MMORPG 게임(이하 온라인 게임)에 대해 딱히 반감 같은 건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반감이 있다면야 있지만, 이건 이전 대학 시절 온라인 게임에 푹 빠져서 겨울방학을 꼴깍 날려먹었기 때문에 앞으로 접하지 말아야겠다는 스스로의 각오에 의한 것일 뿐이지, 어떤 온라인 게임이 싫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있다 해도 최소한 해 보기도 전에 그런 감상을 갖게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던 중에야 밸런스라든가 여러가지 이유로 질려버릴 수는 있겠지만요.

하지만... 전 추억 속의 어떤 게임이 (원래 온라인 게임이 아닌 것이) 온라인 게임으로 다시 나온다고 하면, 솔직히 이 점에 대해서는 좋게 봐 주기가 힘듭니다. 추억 속의 게임이라면 당연히 멀티 플레이어도 아닌 싱글 플레이어 게임으로 진행해서 마지막 보스를 깨면 엔딩이 나오는 방식이 대다수입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며 서서히 여러가지를 알게 되고, 마지막에는 보스를 쓰러뜨림으로써 뭔가를 달성하면서 끝나는 방식이죠.

그런데 이런 추억의 게임을 온라인으로 만든다...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요?

그 게임의 세계관이 흥미로워 보이길래 그 세계관을 가져왔는데, 딱히 붙일 이름이 없기에 추억의 그 게임의 이름을 붙였다?
솔직히 온라인 게임의 세계관이나 배경 따윈 게임을 할 때 신경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흥미로운 뭔가가 있다고 해도 그건 배경, 세계관이라서 흥미로운 게 아니라, 게임 진행중에 도움이 되기에 흥미로운 것일 뿐일 겁니다.

그럼에도 그런 이름을 붙이는 건 그 게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게다가 벌써부터 경험치 2배 따위의 캐쉬템을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고...
그러다보니 추억이 뭉개지는 것 같아 정말로 씁쓸합니다.



하아, 왠지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