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활동

요즘 즐기는 게임... 그라디우스 V

by Blueriver 2009. 3. 8.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요즘엔 에뮬레이터라는 게 워낙에 잘 나와서 옛날 고전 게임들도 쉽게 컴에서 즐길 수가 있게 됐습니다.
오락실 용 게임 뿐 아니라 과거 나왔던 게임기용 게임도 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돌릴 수 있는데,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게임기용 에뮬레이터는 좀 못 미더운 점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런 에뮬레이터라는 게 단순히 나온지 오래됐다고 잘 도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게임기용이라면 아무래도 개발이 덜 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달까요? 그렇다보니 PS2 용 에뮬에는 거의 관심도 없었죠. 이전에 몇번 돌려보긴 했어도 그냥 맛뵈기일 뿐, 실제로 게임을 즐길 수준도 아니었고 말이죠.

그런데 최근, PS2 에뮬레이터가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길래 한번 구해서 돌려 봤습니다. 사실 저는 PS2 도 두대나 있다보니 (하나는 3만번대로 정상, 하나는 5만번대로 DVD 레이저가 나가서 하드로더로 사용 중) 구태여 에뮬로 뭘 돌릴 이유야 없지만, 언제나 그렇듯, 호기심 때문이었죠. 그래서 별다른 기대는 안 하고 돌려 봤습니다만...

오오오~
처음부터 감탄사가 터져 나오더군요.
이전까지만 해도 게임 내 동영상은 버벅거려서 도저히 봐줄만한 레벨이 아니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거의 완벽하게 수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래픽이 좀 깨지는 부분도 있긴 해서, 그래픽 레이어 문제 때문에 슈로대 같은 건 하기가 좀 미묘한데, 그라디우스 V 만큼은 정말 멋지게 잘 돌더군요. 감탄했습니다.


타이틀 화면

그라디우스 시리즈는 사실 제게 있어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 게임입니다.
제가 맨 처음에 구했던 게임기가 재믹스였는데, 당시 게임이라고는 자낙하고 알카노이드 (블럭격파) 이 두가지 뿐이었죠. 그러던 중 친구한테 그라디우스 1 을 빌려다 해 봤을 때, 정말 이건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의 그래픽이었습니다. 게임성도 제가 그때까지 했던 다른 게임과는 차원이 달랐고 말이죠.

그 이후로 그라디우스 2 및 그라디우스 3 도 해 보고 사라만다도 해 보는 등, 이쪽 게임에 완전히 푹 빠졌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사실상 MSX 시대는 끝나고, 게임들이 SFC 등으로 나올 때, 역시 그라디우스 시리즈도 나왔길래 좀 해 보긴 했으나...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거기선 기체가 좀 뚱뚱합니다. MSX 판의 얄쌍하고 늘씬한 기체를 보다가 그걸 보니 기운이 빠지더군요. 그리고 가장 큰 이유로... 뭔지 모르게 불타오르게 만드는 요소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라디우스 V 가 나왔을 때도 크게 관심이 없긴 했습니다.
게다가 코나미 그라디우스 팀이 나갔다는 소리도 들었고 해서 별다른 기대도 없었던데다, 여기선 묘하게 저 그라디우스 V 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말이죠. 지금도 이베이 가면 프리미엄이 붙어 돌아다닐 정돕니다.

그랬는데...
이번에 지인의 도움으로 구한 것을 에뮬레이터로 돌려봤을 때...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군요.
게임 자체는 트레져라는 곳에서 만들어서 정통 그라디우스 시리즈와 좀 다른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라디우스라는 이 시리즈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었습니다.

무기들은 과거 그라디우스 1 을 보는 느낌. 가장 기본적인 것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에뮬레이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부드러운 게임...
물론 배경의 반투명 표현이 제대로 처리가 안 돼서 그냥 단색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거의 신경이 안 쓰이는 수준이었습니다.

PS2 로 돌리고 컴에서 볼 경우 (캡쳐 카드를 통해) 인터레이싱 문제 때문에 눈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에뮬레이터다보니 그런 것도 없고 당연히 그래픽도 훨씬 깨끗하게 보이니 실제 게임기로 돌리는 것 보다 낫더군요.

덕분에 요 며칠간 여기 푹 빠져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나름대로 난이도가 높다는 MSX 그라디우스도 시리즈도 다 깼는데, 여기서는 노멀도 너무 어려워서 자존심 죽이고 이지로 함에도 계속 펑펑 잘도 터져나가고 있습니다 =_=;
동방 같은 게임도 어느정도는 하고, 이 그라디우스 역시 피탄점이 작다보니 어찌보면 비슷한데... 정말 무쟈게 잘도 죽어나가네요.
한번 클리어하면 그 다음엔 무기도 에딧 가능하다는데, 이거 언제나 클리어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P.S. 그라디우스 1, 2 처럼 숫자로 시리즈명이 붙는 건 MSX 시리즈 전용이었고, 그 외의 시리즈에선 I, II 처럼 로마자로 붙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정확하게는 그라디우스 5 가 아니라 그라디우스 V 인 겁니다. 아마 앞으로 숫자로 시리즈명이 붙는 그라디우스는 볼 수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