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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뒷마당의 사과와 배

by Blueriver 2012. 8. 29.

저희 집 뒷마당에는 작은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있습니다.

종류는 잘 모르겠고, 딱히 열매를 제대로 얻자고 키우는 게 아니다보니 솔직히 못난 게 많죠.
용도도 딱히 따서 깎아먹는다… 라기보다는 고기 요리 할 때 따다가 갈아서 넣는 용도로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b01 자세히는 안 보이겠지만 일단은 배나무

b02사과나무

어쨌든 이게 시기가 시기인지라 슬슬 익어가는군요.

하지만 배는 아무래도 한 달 정도는 더 있어야 익을 것 같습니다. 따먹어봤더니 맛이 아직… 겉보기에도 좀 덜 익은 듯 보이고 말이죠.
제대로 다 익은 배는 진짜 한국 가게에서 한국 직송이라고 파는 배보다 더 물도 많고 맛있더군요. 진짜 나무에서 다 익은 배를 따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은근한 사치 같습니다.

b03 배. 구석에 말벌같은 것들이 쐈는지 모양이 좀 이상한 녀석도 있군요.

b04크기는 대충 이정도… 나뭇잎 크기랑 비교해도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그리 크진 않습니다.

초기에 몇 개만 남기고 다 따버리면 남은 열매들이 커진다고 하지만… 뭐 어차피 몇 개만 남겨서 깎아먹는 것보다 많이 열린 거 그 때 그 때 따서 고기에 갈아넣는 게 더 좋아보이니 딱히 손은 안 대고 있습니다.

사과는 파란색이라 아오리라는 품종 아닐까 하고 아는 분께서 말씀하셨는데, 먹어보니 물도 적고 단 맛, 신 맛 다 적은 게 아무래도 덜 익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허구헌날 사슴들이 몰려와서 아래쪽에 있는 건 다 따먹는 바람에 아래쪽엔 남은 사과가 없군요.

b05 솔직히 그다지 모양이 좋진 않은 사과들… 벌 같은 게 맨날 쏴대서 이리저리 곰보인 녀석들이 많습니다.

사과는 그다지 깨끗해보이지도 않고 모양도 별로인 게 대다수다보니 그리 많이 따먹는 편은 아닙니다. 아래쪽엔 남은 게 별로 없는데다 사과나무가 커서 위쪽에 있는 건 따기도 힘들기도 하지만요.

어쨌든 상태가 약이라도 쳐 준다면 좀 더 나아질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차피 따먹으려고 키우는 건 아니다보니 그냥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사슴 한 가족이 작은 새끼사슴까지 데리고 와서 따먹기도 하는데 거기 약 치는 건 좀 그렇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

b06

b07

뭐, 그래도 겉은 저래도 깎아보면 속은 깨끗합니다만… 아직 덜 익은데다 크기도 그리 큰 편은 아니라 그리 먹을만하진 않더군요.

 

하여간 사과나무는 거의 사슴들 주려고 키우고 있는 셈이고, 집에서는 배나무에 열린 배나 좀 따서 쓰는 편인데… (희한하게 사슴들이 배는 안 건드립니다)
작년에는 어쩐 일인지 배가 하나도 안 열렸었는데, 올해는 그래도 많이 열렸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몰랐었지만, 작년에 배가 하나도 안 열렸을 땐 고기 요리 하려 할 때마다 상당히 아쉽더군요. 한국 가게에서 배를 사 오는 건 또 너무 비싸고, 비싼 배를 그냥 먹는 게 아니라 고기에 갈아넣는 건 또 은근히 아깝고 말이죠.

어쨌든, 이번 가을은 고기 요리가 맛있어질 것 같으니 벌써 이게 다 익는 날이 기다려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