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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활동

한국판 엑박 공수!

by Blueriver 2012. 1. 21.

미국의 xbox360 (이하 엑박)엔 사실 제 취향에 맞는 게임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FPS 게임과 스포츠 게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북미판 엑박에는 이게 대세죠. 물론 다른 재미있는 게임이 없는 건 절대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베요네타에 푹 빠져서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아무래도 게임의 선택폭이 좁은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특히 아무래도 북미쪽 게임은 실사같이 멋진 그래픽인 게임이 많은 반면 (그리고 이런 그래픽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 역시 FPS 와 스포츠 계열이죠) 일본 쪽은 그래픽 기술이 딸려서인지는 몰라도 아기자기하거나 귀여운 쪽의 그래픽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후자쪽에 더 끌리죠.

그런데 이놈의 엑박은 플삼과는 다르게 지역코드가 있어서 다른 나라 게임은 돌지를 않습니다.
게다가 특히 의도치 않은 역차별 아닌가 싶어지는 게, 북미의 유명한 게임들은 보통 다 다른 나라에도 정발됩니다. 정발이 안 되더라도 코드프리인 것도 상당히 많죠.

반면 일본 게임은 코드프리인 건 거의 없다시피하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도 나름 유명한 것만 들어올 뿐, 그 외엔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게 많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보면 미국 라이브 등에서 받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지역코드 때문에 못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이건 북미쪽 사람들이 겪는 것에 비하면 (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 한해서) 비교도 안 될 정돕니다.

쉽게 말하자면, 정발이 됐든 코드프리가 됐든 한국 유저들은 북미쪽 게임을 대다수 접할 수가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 게임도 기본 지원하구요.
반면, 북미쪽 유저들은 일본 게임들은 그놈의 지역코드 때문에 손가락만 빠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저렇게 손가락만 빨던 사람의 하나로…
구형 엑박을 구해서 개조해서 돌려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라이브도 못 하고 그러는 게 영 마음에 안 들어서 결국… 질렀습니다.

xbox_1 안타깝게도 배송중 좀 많이 흔들렸는지 오른쪽 상단이 좀 찌그러졌습니다. ㅠㅠ
하지만 뭐 문제될 건 아닙니다.

한국판 엑박 슬림!

이번에 아는 분이 한국에 다녀오셔서 그 분께 부탁드려서 구한 물건입니다. 구입은 제가 해서 그 분 주소로 보내고 그 분이 가져와 주셨죠. 이런 거 배송으로 하면 10만원은 깨집니다.

그런데 원래는 그냥 엑박 본체만 구하려 했는데… 신품은 이게 24만원이나 가더군요. 그런데 누가 LG TV 샀을 때 준 거라면서 미개봉 키넥트 포함 세트를 30만원에 팔길래 그걸 낼름 했습니다. 다행히 상자 크기는 동일하더군요. 거기에 키넥트 조이 라이드라는 게임이 추가로 따라왔습니다.

 xbox_2 본체는 4기가 짜리입니다.

 xbox_3 열면 빠른 설치 안내 종이와 본체가 나타납니다.

xbox_4 본체를 들어내면 아래엔 기본으로 따라오는 게임인 키넥트 어드벤쳐와 위쪽에 키넥트 센서가 보입니다.

xbox_5 상자 양쪽을 열면 왼쪽엔 파워 어댑터, 오른쪽엔 파워 케이블과 AV 케이블이 있습니다.
한 가운데엔 컨트롤러가 있군요.

 xbox_6 따라온 게임 두 개인 키넥트 어드벤쳐와 키넥트 조이 라이드. 사정상 아직 뜯어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엑박 어댑터는 한국용 220V 짜리죠. 미국엔 안 맞습니다.
게다가 AV 케이블은 쓸 일도 없으니 꺼낼 일도 없습니다. 가운데 컨트롤러 역시 이미 컨트롤러가 두 개나 있으므로 딱히 꺼낼 필요는 없으니 그냥 미개봉인 채로 두기로 했습니다. 결국 본체만 꺼내고 나머지는 건드리지도 않았군요. 키넥트는 나중에 꺼내기로 하고 일단은 놔 뒀습니다.

 xbox_7 구형 엑박 파워를 슬림용으로 변환해주는 어댑터입니다.

파워가 안 맞는다고 그냥 놔 둘 수는 없는 일이죠. 그래서 파워 어댑터 끝부분을 바꿔주는 케이블을 구입했습니다.

대체로 다들 아시겠지만, 엑박 어댑터는 상위호환은 되는데 하위호환은 안 됩니다.
무슨 소리냐면, 뒤로 갈수록 점점 전력 사용량이 줄어들다보니, 초기의 어댑터는 후기 엑박에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 반면, 후기 어댑터는 초기 엑박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극 초기 제논 어댑터는 팔콘, 재스퍼에도 다 맞는 반면, 재스퍼 파워는 팔콘, 제논에는 안 맞습니다. 제논은 203W, 팔콘은 175W, 재스퍼는 150W 를 쓰죠.

하지만 슬림은 120W 밖에 안 쓰기에, 저것만 끼우면 어떤 구형 엑박 파워 어댑터라 해도 슬림에서 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아도는 쓸 데 없는 재스퍼 파워 하나를 이거 용으로 사용. 당연하지만 잘 돕니다.

 

그런데…
솔직히 자금 사정상 4기가짜릴 사긴 했지만, 4기가로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특히 저처럼 해외라 게임 구입을 다운로드에 많이 의존하게 될 것 같은 경우에는 더하죠. 하지만 슬림용 250기가는 여기서 $100 이나 갑니다. 가뜩이나 이거 질러서 돈도 없는데 여기에 또 $100 이나 쓸 수는 없죠. 그렇다고 엑박은 플삼처럼 아무 하드나 끼운다고 돌아가지 않습니다. 약간 하드 해킹을 하면 가능하다지만, 그거 하려면 또 특정한 하드를 구해야 하고 복잡하죠.

그래서 구형 엑박용 120기가 하드를 장만했습니다.

xbox_hd_1 게임스탑이라는 곳에서 12월 23일날 하루만 중고 120기가 하드를 $20 에 팔길래 그 때 낼름 했던 겁니다.

구형 엑박 하드는 당연하지만 구형 엑박에 맞는 케이스에 들어있어서 슬림에는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드 자체는 엑박용으로 나온 하드인만큼, 슬림에 끼워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원래 엑박 정품 하드인만큼 슬림에 끼운다고 문제가 생길 일도 없죠. 유일한 문제라면 꺼내서 슬림용 하드 케이스에 넣어야 한다는 것 뿐입니다.

 xbox_hd_2 찬조출연해 주신 Wii 박스.

준비물은 별 드라이버, 칼(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슬림용 케이스, 그리고 구형 엑박 하드입니다.
슬림 케이스는 적당히 이베이에서 중국판을 $5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저 별 드라이버는 옛날에 멋모르고 비싸게 주고 샀는데 상당히 요긴하게 잘 쓰이더군요. 끝에 끼우는 팁이 양쪽으로 되어 있는데다 손잡이 안에 3개가 더 들어있어서 총 8가지 크기가 들어있습니다.

xbox_hd_3

슬림 케이스에는 320기가라 써 있습니다. 참고로, 저걸 당겨서 엑박 내부에서 하드 케이스를 꺼내게 되므로, 잘라버리거나 하면 아주 골룸해집니다.

xbox_hd_4

나사를 풀어야 할 곳은 총 4곳입니다.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씰 아래에 있죠.
칼을 준비한 이유는 순전히 저걸 떼기 위해서였는데… 손톱으로 해도 잘 떨어지더군요.

xbox_hd_5

조금 아까운 기분도 들지만 씰도 뜯고 나사를 전부 풀어낸 상태…
이 상태에서 뒤쪽은 쉽게 들리는데, 앞쪽, 버튼이 있는 쪽은 잘 안 빠집니다. 버튼을 누른 채로 위쪽 부위를 앞으로 밀면 좀 빠지긴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어쨌든 아마도 상하 뚜껑을 분리하기가 제일 불편했던 듯.

xbox_hd_6

열어보면 내부 하드는 또다시 금속 케이스에 들어있습니다. 이번에도 별 드라이버가 필요한데 머리가 훨씬 큽니다. 제 걸로는 팁만 뒤집어 끼워주니 바로 저기에 맞더군요.

xbox_hd_7

드디어 위쪽 판도 떼어낸 상태. 저 상태에선 하드가 뒤로 그냥 밀리므로, 살짝 밀면서 앞쪽의 케이블을 빼 줍니다. 그러면 하드는 뒤로 슬라이드 돼서 나오죠 (살짝 들어내야 합니다만)

xbox_hd_8

안에 든 하드는 후지쯔… 이전 건 웨스턴 디지털이었던 것 같은데… 음… (남은 케이스는 일단 다시 잘 보관...)

xbox_hd_9

이제 슬림용 하드 케이스에 넣습니다. 슬림 하드 케이스는 단가 문제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단순하더군요. 그냥 저렇게 넣고 위에 얇은 뚜껑만 끼워주면 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하면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 수가 있는데…

xbox_hd_a

잘 안 보이지만 하드가 미묘하게 기울어 있습니다.
그나마도 안을 좀 깎아서 저정도나 된 거지, 처음엔 저거보다 더 기울어 있었죠. 누가 중국제 아니랄까봐…
하여간 너무 기울어 있으면 본체에 넣을 때 안 들어가거나 휠 수가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기울어져 있으면 하드를 서포트하는 부분을 칼로 좀 깎아주면 됩니다.

자아, 그럼 다 하고 엑박 본체에 장착! 본체 바닥에 뚜껑이 있으니 그거 열고 거기에 그냥 밀어넣기만 하면 됩니다.

다 됐으면 확인!

xbox_hd_b

오, 잘 됩니다. 106기가가 남아있다는군요. 옆에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도 콱 찍혀있군요.

아래 1.6기가는 내장 메모리 4기가인데 이런 저런 데모가 기본으로 들어있어서 저정도밖에 안 남아있네요.
뭐, 용량 넉넉하니 데모는 한 번쯤 돌려보고 지워주면 되겠죠.

어쨌든, 이로서 저도 한국판 엑박이 하나 생겼습니다.

참고로, 북미판 엑박 슬림도 하나 있으니, 그냥 보기엔 똑같은 엑박 슬림이 두 대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초기 지출이 좀 되다보니 아직 일본 게임을 구입할 여력은 그다지 없고… 일단은 나중에 따라온 키넥트 게임이나 해 봐야겠습니다.
키넥트 센서는 사정상 아직 설치를 못 했는데, 이거 얘기도 나중에 써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