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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디스가이아 4가 나온다라…

by Blueriver 2010. 9. 18.

최근 디스가이아 4 가 나올 거라는 PV 가 떴더군요.

영상을 보니 참 뭔가 해괴한 요소가 많이 추가된 듯 합니다. 들리는 말로는 니폰이치가 사운을 걸고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요즘 내내 적자였다나 뭐라나.

그런데 디스가이아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저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저는 게임에 한 번 푹 빠지면 열심히 하기도 하지만, 정말 폐인이 될 정도까지, 수십시간이 걸리더라도 될 때까지 한다~ 라는 생각은 없는 인간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게임의 숨겨진 요소 등을 찾아내는 거 자체는 좋아해도 무슨 도전을 해서 달성하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볼 때 저는 나름대로 캐쥬얼한 게이머 정도 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 제 입장에서 볼 때 디스가이아 시리즈는 점점 잘못 나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디스가이아 1… 이건 정말 폐인전기라 불릴 정도로 상당한 몰입도 및 노가다 덕에 수백시간을 한 사람도 흔한 게임입니다. 저 역시 디스1은 꽤나 오래 했었죠. 지금도 가끔 잡으면 정신을 못 차립니다 (…)

그런데 디스가이아 2는 재미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솔직히 전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2 쪽을 더 좋아합니다. 여마도사가 더 귀여워졌거든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랜덤성”이 너무 높아졌다는 겁니다.

디스1은 랜덤성이 거의 없습니다. 기껏해야 어떤 아이템이 나오느냐 정도죠. 그리고 노가다를 하면 하는만큼 캐릭터가 강해집니다. 할 때마다 부쩍부쩍 강해지는 자기 캐릭을 보면 절로 더 하고 싶게 만들죠. 물론 이런 짓을 안 해도 게임의 모든 요소를 다 맛보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디스2에서는 랜덤성이 너무 높아졌다보니, 게임 자체의 모든 것을 맛 보는데도 운이 안 따라주면 어쩔 수가 없다는 겁니다.
2를 해 보신 분이라면 당연히 아이템계에서 가끔 계적단이라는 녀석들이 나오는 건 아실 겁니다. 이 녀석들은 총 16종류인가가 있고, 각 종류마다 처음 만났을 땐 지도 조각이라는 아이템을 하나씩 갖고 나와서, 모든 조각을 다 모으면 다른 세계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저요?
아이템계 100층까지 여러번 깼음에도 결국 마지막 한두조각이 안 나와서 집어 쳤습니다.
어쩌자는 겁니까, 이거?

게다가 최강 무기를 만드는 방법도 1에서는 단순히 아이템계 100층까지만 깨면 끝났습니다.

반면 2에서는 가끔 나오는 골방에서 (랜덤) 가끔 나오는 점쟁이 할배를 만나서 (랜덤) 대길을 받으면 아이템 레벨에 +10 이 되는데 (이것도 랜덤이지만 탈출 아이템 갯수에 따라 좌우된다는 소리도 있더군요), 이 짓을 매 10층마다 10번을 해야 아이템 레벨 200이 됩니다.
그런데 이 뿐 아니라, 매 10층마다 나오는 이노센트 타운에서 (랜덤) 나오는 아이템 의회에 들어가서 (아이템 의회 등장 역시 랜덤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스탯 성장률을 올려주는 안건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 걸 3번 해야 하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2에서는 순 랜덤, 랜덤, 랜덤… 입니다. 운 좋은 사람이라면 바로바로 되겠지만, 운 나쁜 사람이라면 농담 않고 수천시간을 해도 안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정도쯤 되면 완전히 여기에 빠진 매니아 정도가 아니라면 솔직히 적당히 하다가 손 털고 집어 치우는 게 보통일 겁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아주 간단하게 표현해서 “디스가이아 1은 리셋노가다가 필요 없지만, 디스가이아 2에서는 필요하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슈로대처럼 몇초만에 리셋하고 재도전 하는 게 아닌, 거의 30~60분 정도 한 게임을 리셋해버릴 정도의 노가다로 말이죠.

제가 3를 안 한 이유도 대충 쓱 훑어보니 이런 문제는 다 그대로 있으면서 무슨 교실 던전인지 하는 희한한 게 또 생긴 것 같길래 일찌감치 포기한 거구요.

 

듣자니 이래저래 디스가이아 시리즈가 최근 판매량이 별로인 모양이던데, 아마 이런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2여도 전혀 문제 없을 것 같은 그래픽으로 플3으로 내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요.

어쨌든, 혹시라도 문제가 뭔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새로운 요소만 더 우겨넣은 것에 사운을 걸었다면 니폰이치는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